[방송]MBC 다큐 '지리산 반달가슴곰'…복원노력 성공할까

먹이 피라미드의 정점에 인간이 올라서면서 파괴되기 시작한 생태계는 많은 야생동물을 멸종 위기로 몰아넣었다. 반달곰도 예외는 아니다. 지리산 지역 주민들은 불과 20여년 전만해도 지리산 자락 어디에서나 반달곰을 목격할 수 있었다고 증언한다.

MBC 신년특집 자연다큐멘터리 ‘지리산 반달가슴곰’은 3일 우리나라 반달가슴곰의 서식 현황과 외국의 복원 사례를 통해 한국의 야생동물 보호정책을 조명한다.

진주 MBC 취재팀이 2년여의 추적 끝에 촬영한 반달곰의 모습이 2000년 11월 보도된 후 ‘지리산…’ 제작진은 지리산 일대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증언 수집에 나섰다. 포수 이정수씨의 말에 따르면 “20년 전만해도 개보다 반달곰이 많았다”는 것. 양봉업자 김기배씨는 20여년 전 약초를 캐러 갔다가 곰의 습격으로 왼쪽 눈을 잃었고 산모였던 우명인씨는 아이를 잃을 뻔한 경험도 있다.

반달곰 한 마리를 목격하기 위해 2년여를 기다려야 할만큼 우리나라에서 멸종위기에 있는 반달곰을 외국에서는 어떻게 구해냈을까? 미국 아칸소주에서는 과도한 수렵으로 반달곰이 멸종될 위험에 처하자 대대적인 이주작업에 나섰다. 화이트강 유역의 곰을 생포해 임신가능한 곰을 식별한 뒤 새끼곰과 어미곰을 함께 방생시킨 것. 귀소본능이 강한 곰이 새끼가 자랄 때까지 돌보면서 그 지역에 적응하도록 하는 것이다. 곰을 방생할 때도 사람 냄새를 기억하지 못하도록 치밀한 계획 아래 단계적으로 진행한다.

이여춘 책임프로듀서는 “생태계 복원에 대해 10년만 일찍 눈을 떴다면 지금같은 상황은 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반달곰 보존 대책이 시급하나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수경 기자> sk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