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업계 종사자는 물론 관련 분야 연구원들은 올해 부동산시장 전망을 묻는 질문에 한결같이 이렇게 대답했다.
작년 한 해 동안 부동산가격 상승의 일등 공신이었던 저금리 기조가 계속될 것으로 기대된 게 이 같은 전망의 기초가 되고 있다. 가격 상승을 주도하는 주택시장의 경우 외환위기 이후 줄어든 주택 공급으로 인한 수급 불안이 올해까지 계속될 전망. 여기에 올 하반기부터는 국내외 경기가 나아질 것이라는 예측도 가세하고 있다.
하지만 투자자로서 잊어선 안 될 것은 몇 년 전부터 계속돼온 시장 양극화가 갈수록 심화할 것이라는 점. 따라서 지역별로 상승폭의 격차가 크고, 경우에 따라선 가격 하락도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신중한 투자자세를 잊지 말아야 한다.
▽매매〓올해 집값은 전국적으로 2∼6% 정도 오를 것으로 예측됐다. 서울의 경우 3∼7% 정도로 전국 평균을 웃돌며 전국 집값 상승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처럼 집값이 오르는 데는 외환위기 이후 줄어든 주택공급이 가장 큰 원인.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중 서울지역의 아파트 입주물량은 4만1899가구 정도. 이는 작년의 5만5531가구보다 30% 이상 줄어든 물량이다.
여기에 서울과 부산 등 대도시지역의 재건축사업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도 집값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다만 수도권을 벗어난 지역에선 가격 상승이 제한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이미 주택공급률이 100%를 넘어서는 지역이 속출하고 있기 때문.
▽전세〓2000년과 지난해에도 두 자릿수의 높은 상승률을 보였던 전세 시장은 올해도 6∼11%로 높은 상승폭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수급 불안이 가장 큰 요인. 여기에 대규모로 계약이 갱신되는 짝수해여서 가격 상승 압력이 그 어느 때보다 크다.
저금리 확산으로 지난해 크게 늘어났던 전세의 월세 전환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전세금 상승 부담을 월세로 전환하려는 세입자와 집주인이 늘어날 것이기 때문.
▽분양〓지난해 초저금리와 주식시장 침체의 여파로 사상 최대의 호황을 누렸던 아파트 분양시장은 올해 약간 주춤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주식 등이 활기를 찾으면 여윳돈 투자자들의 집중도가 떨어질 것이기 때문. 또 정부가 분양권 거래에 대한 과세 강화 방침을 밝힌 것도 투자자들의 활발한 시장 참여를 가로막는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오피스텔이나 다세대 다가구 등 아파트 대체 상품에 대한 건축 규제가 대폭 강화될 예정이어서 수도권 요지에서 공급될 아파트라면 높은 인기를 이어갈 가능성도 크다.
1%대를 밑돌던 가격 상승폭이 올해는 2%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그린벨트 해제, 주 5일제 근무 도입에 따른 전원주택 수요 증가, 경기 회복에 따른 각종 부동산 개발 수요 증가 등이 토지시장을 오랜 침체에서 벗어나게 할 요인으로 손꼽힌다.
다만 대도시 주변 토지에 대한 개발 규제가 점점 강화되고 환경 보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지역별 용도별로 가격의 양극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부동산금융상품〓지난해 첫선을 보인 리츠(REITs)를 중심으로 부동산 금융시장은 더욱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부동산 상품에 대한 신뢰가 높아지면서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 다만 주식 등 경쟁 상품이 활기를 찾게 되면 활성화 수준은 기대 수준을 밑돌 가능성도 있다.
▽상가 오피스텔〓개발 규제 강화와 상가임대차 보호법이라는 복병 때문에 지난해와 같은 활황장세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중론. 다만 경기가 회복되면 임대수요가 급증하면 신규 공급이 많이 줄어들 수밖에 없으므로 기존 상품의 수익성은 그만큼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