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여명의 인파가 몰린 이날 행사에는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와 민주당 한광옥(韓光玉) 대표, 이인제(李仁濟) 김근태(金槿泰) 상임고문 등 여야 의원 30여명이 참석했다.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총재는 불참했다.
이 총재는 “스님과 같은 용기와 신념으로 ‘법과 원칙이 살아 숨쉬는 반듯한 나라’를 세워갈 수 있도록 보살펴 달라”고 했고, 한 대표는 “큰스님의 뜻을 이어받아 대중이 청청한 마음을 되찾고 사회가 원융화합될 수 있도록 기원한다”고 말했다.이 총재는 영결식장에서 한 대표 및 이 고문과 별다른 인사를 하지 않은 채 가벼운 악수만 나눴다. 이 총재와 한 대표는 영결식장 앞줄 중앙에 나란히 앉았으나, 이 고문 부부는 뒷줄에 따로 떨어져 앉았다. 이 총재는 분향을 마친 뒤 정대(正大) 조계종 총무원장과 만나 10분간 귀엣말을 주고받았다. 지난해 1월 이 총재를 겨냥해 ‘집권하면 피의 보복이 있을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린 정대 스님이 “한인옥(韓仁玉) 여사는 오시지 않았습니까”라고 묻자 이 총재는 “몸살이 나서 못왔습니다”고 답했다. 해인사 방장인 법전(法傳)스님은 이 총재 일행에게 “사소한 시야에 얽매여 싸우지 말고 개인과 당을 떠나 국가의 백년대계를 위해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합천〓정연욱기자 jyw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