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은 올들어 7일까지 주식이 거래된 4일 동안 증권거래소시장에서 6946억원어치 주식을, 코스닥시장에서 744억원어치 주식을 각각 순매수했다. 외국인의 4일간 순매수액(7690억원)은 작년 12월 한달 동안의 순매수액(5169억원)보다 1.5배가량 되는 규모. 8일에는 태도를 바꿔 거래소시장에서 651억원, 코스닥시장에서 13억원을 순매도했지만 대세가 바뀌었다고 속단하기엔 이르다.
특히 외국인이 4일 연속 거래소시장에서 하루 1000억원어치 이상의 주식을 사들인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 같은 외국인의 대규모 순매수는 2000년 7월7일부터 5일간 매일 1000억원 이상 순매수한 이후 1년 6개월 만이다. 외국인은 지난해 한국시장에서 7조4000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이 한국시장에서 주식을 사모으는 ‘바이 코리아’를 계속하는 것은 다른 신흥국가보다 한국이 상대적으로 위험이 적으면서 수익률이 높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김영익 대신경제연구소 투자전략실장은 “세계경제가 회복되면 한국의 성장률이 경쟁국보다 높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시가총액 비율로 볼 때 한국시장이 아직 저평가돼 있으며 헤지수단인 개별종목옵션시장이 열리면 주가 변동성이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 등이 외국인에게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종우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세계적 투자기관들이 연초에 투자자산 배분기준을 바꾸면서 포트폴리오를 새로 짜고 있다”며 “투자자산 재배분은 1월 중순까지 이루어지며 한국의 투자비중이 높아질 것”이라고 풀이했다.
문제는 외국인의 순매수가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가 하는 데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순매수 규모가 작년보다 약간 줄어든 5조원 안팎에 머물겠으나 올해말까지 추세는 계속될 것이라는 견해를 내놓았다.
김지영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최근 주가가 100포인트 이상 단기간 급등했고 외국인이 좋아하는 지수관련 대형우량주를 많이 사들여 순매수 규모가 계속 커지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외국인이 주식을 산 것은 한국의 경제성장을 낙관하고 있기 때문이므로 올해도 외국인의 순매수 패턴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외국인의 순매수에 따른 투자전략으로는 대형우량주를 가진 투자자는 계속 보유하는 전략이 좋다는 것. 또 새로 참여하는 투자자는 블루칩의 주가가 많이 올라 부담이 되므로 주가가 조정받을 때를 기다리거나 보험 증권 음식료 제약 등 내수관련주 또는 주가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우량주를 찾는 지혜가 필요하다.
홍춘욱 굿모닝증권 수석연구원은 “외국인이 800포인트에서도 보유주식을 쉽게 내다 팔지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우리 기업들이 외부충격에 약한 체질을 강화하고 주주의 가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기업지배구조를 개선하지 않으면 외국인의 장기적 순매수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상철기자 sckim007@donga.com
외국인 순매수와 주가지수 추이 | ||||
거래일 | 거래소 (억원) | 종합주가 지수 | 코스닥 (억원) | 코스닥 지수 |
02.1.7 | 1,541 | 751.48 | 211 | 75.80 |
1.4 | 2,499 | 747.72 | 108 | 76.09 |
1.3 | 1,778 | 727.66 | 330 | 75.45 |
1.2 | 1,118 | 724.95 | 95 | 74.49 |
01.12.28 | -326 | 693.70 | 175 | 74.47 |
12.27 | 333 | 668.55 | -58 | 72.21 |
12.26 | 22 | 653.87 | 91 | 69.4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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