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올 봄 여름 여성복 패션코드는 1970

  • 입력 2002년 1월 10일 14시 56분


‘1970년대.’ 올 봄, 여름 유행할 여성복 스타일을 한 마디로 요약한 것이다.

최근 몇 시즌 동안 일명 ‘재키 스타일’의 복고풍 디자인이 유행의 중심에 있었다. 여기에 히피 스타일이 유행에 합류하기 시작했다. 이제 복고의 흐름은 70년대에 닿고 있는 것이다. 왜 유독 70년대인가?

2002년 초의 시대 상황은 1970년대 초반과 많은 점에서 닮았다. 세계적 경제 불황에서 베트남전을 떠올리게 하는 아프가니스탄에서의 대 테러전까지. 그래서 70년대 패션 스타일은 2002년의 봄, 여름 분위기에도 무리없이 어울릴 수 있다.

지난해 열렸던 구치 프라다 루이뷔통 등의 ‘2002년 봄 여름 컬렉션’에서도 70년대풍 패션 스타일이 두드러졌다. “자연으로 돌아가자”고 했던 히피의 소박함은 물론 로맨틱한 아이템들과 함께 디스코, 펑크, 에스닉한 스타일이 혼재돼 나타났다.

언뜻 70년대 패션에 대한 감이 잡히지 않는다면 당시 인기 텔레비전 드라마 ‘600만불의 사나이’와 ‘원더우먼’의 등장인물들을 떠올려 보자.

올 봄, 여름 확실한 패션 리더로 자리잡기 위한 필수 아이템 가운데 하나는 로맨틱한 느낌을 주는 꽃무늬 프린트나 작은 프릴이 달린 블라우스다. 단순한 디자인의 셔츠나 재킷도 필요하다. 소박한 디자인 위에 퀼팅한 조각을 덧대 수공예 분위기를 내고 큼직한 단추를 단다.

70년대 초와 2002년 초의 시대상황은 '전쟁'과 '불황'의 측면에서 상당부분 닮아 있다. 패션 트렌드도 닮은꼴로 분석된다. 눈물을 흘리면서 웃는 모습이 더 가슴 아프게 아름답듯 '전쟁' '불황' 등 우울한 화두에도 불구하고 여성적이기만 한 70년대풍 패션이 더 미적(美的)으로 와 닿는지도 모른다. 에스닉 풍의 블라우스, 꽈배기 모양 니트, 굵은 벨트에 영화 '포레스트 검프'의 여주인공을 떠올리게 하는 넉넉한 히피풍 의상, 미디 길이의 '디바이디드 스커트'도 유행할 전망이다.
안나수이, 루비뷔통, 미우미우, 프라다의 2002년 봄, 여름 패션 제안.

하의는 무릎을 덮는 미디 길이나 발목까지 내려오는 롱 스커트가 제격. 판탈롱 느낌이 나는 통 넓은 롱팬츠도 좋다. 바지 끝단이 바지통보다 약간 넓고 히프 부분이 타이트하게 꼭 맞는 것이 맵시가 난다. 스커트처럼 보이는 디바이디드 스커트(치마바지)로 코디해도 좋다.

긴 스커트와 팬츠를 제대로 소화하려면 통굽의 플랫폼 슈즈나 굽 높은 부츠를 마련하는 것이 필수적. 직접 손으로 만든 듯한 액세서리나 끈이 긴 가방과 곁들이면 약간은 ‘빈티’가 나는 듯하지만 전체적으로 사람냄새가 물씬 풍기는 정겨운 패션 소품이 될 수 있다.

70년대 풍에 맞는 의상에 소품까지 겸비했다면 헤어스타일도 신경써 보자. ‘자연스러움’을 주요 컨셉트로 해서 멋스럽게 풀어헤친 반곱슬머리가 추천대상 1위다.

▲ 정감 넘치는 복고풍 패션 소품

정성껏 빗지 않아 조금은 헝클어진 듯한 자연스러움이 각광받는다. 길이에 상관없이약간곱슬거리는머리를 그대로 풀어헤쳐서 있는 그대로의 여성미를 극대화한다. 머릿결에 윤기가 흐른다면 금상첨화.
‘복고’ 하면 떠오르는 아이템, 통굽 구두를 다시 꺼내 신어보자. 루이뷔통의 ‘플랫폼 슈즈’는 스트랩이 가늘고 뒷굽선이 날렵해 투박한 느낌이 덜하다. 앞굽이 높은 구두도 70년대풍 의상에 잘 어울린다.
손맛이 깃든 수공예품은 70년대풍 패션의 기본. 손으로 만든 느낌이 강할수록 좋다. 다소 조잡스럽고 유치해 보여도 발랄해서 좋다. 낭만적인 감성을자극하는달팽이,나비, 나무 문양 등을 소재를 패치워크한 루이뷔통 백.
‘원더우먼’도 이런 선글라스를 끼지 않았던가. 70년대 멋쟁이들의 빛바랜 옛 사진에도 빠짐없이 등장하는 노란색 선글라스가 왠지 눈에 익다. 구치 패션쇼에 등장한 알이 큰선글라스.

이현주(퍼스트뷰코리아(www.firstviewkorea.com) 패션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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