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을 말한다]이문세가 본 뮤지컬 '넌센스'

  • 입력 2002년 1월 11일 17시 34분


뮤지컬 ‘넌센스’는 개인적으로 뮤지컬이란 장르를 처음으로 접하게 한, 그야말로 뮤지컬의 맛을 보여준 작품이다.

말은 많지만 서로를 연결하는 진정한 대화는 드문 게 요즘 세태다.

박정자 윤석화 양희경. 이 시대를 대표하는 세 ‘수다쟁이’의 만남과 앙상블은 말의 묘미, 배우와 관객의 정신적 교감을 낳을 것이다. 어찌 보면 이 작품은 이들의 삶을 그대로 옮겨 놓은 것처럼 자연스럽다.

‘넌센스’는 5명의 수녀들이 위기에 빠진 수녀원을 지키기 위해 자선공연을 벌이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코믹한 에피소드를 담고 있다. 91년 국내 초연 뒤 거의 매년 공연되며 변함없는 사랑을 받았다.

먼저 ‘시치미 뚝’의 절묘한 연기력을 자랑하는 원장 수녀 레지나 역의 박정자 선배. 원장 수녀의 체통을 지키면서도 내면의 위선을 살짝살짝 드러내는 연기가 일품이다.

‘카리스마의 배우’라는 그의 이미지에 어울리지 않게 엉뚱한 모습을 발견하는 것 같아 몹시 흥미롭다.

작품을 매끄럽게 이어가는 마리아 역의 윤석화와 극중에서도 타고난 수다쟁이인 허버트 역의 양희경의 연기도 매력적이다.

특히 관객과 함께 하는 엠네지아 수녀의 기상천외한 퀴즈는 걷잡을 수 없는 ‘웃음의 폭탄’으로 이어져 나를 ‘쓰러지게’ 만들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이 작품의 강점은 무엇보다 규모만 큰 것이 아니라 다채로운 세트 전환과 탄탄한 드라마로 도대체 관객들이 지루함을 느낄 짬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수녀들이 요란스럽게 춤추고 노래하고, 온갖 수다를 떠는 ‘넌센스’. 분명 고정관념을 깨고 있지만 절제가 있는 작품이다. 재미있게 웃고 즐기다보면 웃음 속에 들어있는 휴머니티를 찾을 수 있다.

이문세·가수

▣ 공연정보

- 2월9일까지 화 목 금 오후 7시반, 수 토 오후 4시 7시반, 일 오후 3시

- 서울 능동 리틀엔젤스예술회관

- 박정자 윤석화 양희경 강애심 김미혜 출연, 이종일 연출

- 2만5000~7만원

- 02-766-86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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