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필독도서로 선정되면 출판사 입장에서는 복권당첨이나 마찬가지다. 캠페인 기간 동안 팔린 책의 수익금을 전부 성금으로 내놓는다 해도 한번 상승탄력을 받은 책은 캠페인이 끝나도 계속 팔리기 때문이다. 방송국측도 책 선정의 공정성을 위해 처음부터 ‘책읽는사회만들기국민운동’(공동대표 도정일)측에 추천을 의뢰하고 있다. 사실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의 캠페인 방식은 황당할 정도로 말장난이 심하다. 그런데도 두 진행자가 필독도서 100권을 들고 다니며 ‘읽은 사람’을 애타게 찾는 대목에 이르면 시청자들은 어느새 저 책을 꼭 읽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서점으로 달려가 책을 구입한다. 이런 즉각적인 자극과 반응이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의 성공비결이다.
그러나 방송에 소개된 책들이 곧장 베스트셀러 1위로 직행하는 현상이 마냥 즐거운 것만은 아니다. 특정 책으로 독자들이 몰리면서 다른 신간들이 주목받지 못하는 현상이 일어나고 오히려 출판시장을 위축시킬 가능성도 크다. ‘책읽는사회만들기국민운동’의 노최영숙 사무국장은 “특정 책만 잘 팔리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방송에 소개된 책이 모두 그 장르에서 최고라고 할 수도 없다. 다만 무슨 책을 읽어야 할지 모르는 잠재 독자들을 독서로 이끌었다는 점에서 이 프로가 의미 있다”고 했다. 한 권이라도 더 읽자는 안타까움이 어느 정도 해소되면 캠페인 내용도 이렇게 바뀌어야 할 것 같다. ‘책책책, 이젠 골고루 읽읍시다.’
<주간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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