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간의 법정투쟁 끝에 지난해 미국 대법원으로부터 ‘골프카트를 타고 대회에 출전할 수 있다’는 판결을 받아내 화제가 됐던 ‘장애인 골퍼’ 케이시 마틴(29·미국·사진).
혈행(血行)이상으로 오른쪽 다리를 심하게 저는 그는 ‘다윗(케이시 마틴)과 골리앗(미국PGA)’의 싸움에선 이겼지만 2차수술 후유증 때문에 지난해 활동한 2부투어(바이닷컴투어) 성적은 초라하기 그지없었다. 21개 대회에 출전해 불과 9개 대회에서만 컷오프를 통과했고 총상금도 1만7197달러.
외신들은 17일 그가 오리건주 유진 세이크리드하트 메디컬센터에서 3차수술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마틴은 이번에는 법정투쟁보다 더 힘들 수도 있는 ‘자기와의 투쟁’을 시작한 것.
병원 관계자는 “골프공 크기의 박테리아 덩어리를 제거한 수술은 성공적이었고 앞으로 약 10주간의 재활치료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가 앞으로 정상적인 보행이 가능할지는 미지수. 다행히 정상인처럼 걷게 된다고 해도 ‘꿈의 무대’ 미국PGA투어에 출전하기 위해서는 ‘좁은 문(퀄리파잉스쿨)’을 통과해야 하는 등 그의 앞길은 여전히 ‘가시밭길’이다.
그는 지난해 대법원 승소 직후 “주위 사람들은 나를 동물원 원숭이 보듯 한다. 장애인 골퍼가 아닌 그냥 골퍼로 대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제 그의 이름 앞에 ‘장애인 골퍼’ 대신 다른 닉네임이 붙을 날이 올지 수술 경과가 주목되고 있다.
안영식기자ysa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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