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업계 ＂월드컵 공격 경영＂…제일기획등 목표 10%이상 늘려

지난해 극심한 경기침체로 고전했던 광고업계가 올해는 월드컵 특수(特需)를 앞두고 취급액 목표치를 10% 이상 늘려 잡는 등 공격경영 채비를 갖추고 있다. 내수 경기가 살아나면서 기업들이 광고비를 늘릴 가능성이 높아진데다 △부산아시아경기대회 △대통령 및 지방선거 △디지털방송 실시 등 호재가 많아 광고 여건이 좋아질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제일기획은 올해 굵직한 국제행사가 잇따라 열리는 점을 감안해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힘쓰기로 하고 연간 취급액 목표를 작년보다 10%가량 많은 1조원으로 확정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는 광고시장이 최고의 호황을 누린 2000년(9450억원)보다 많은 것으로 단일 광고회사의 취급액이 1조원을 넘어서는 것은 국내에서 처음이다.

제일기획 배동만(裵東萬) 사장은 “올해 광고시장을 둘러싼 여러 변수를 고려할 때 충분히 실현 가능한 목표”라며 “광고전략과 창의력(크리에이티브) 면에서 업계 최고 수준을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업계 2위인 LG애드도 지난해 취급액(6300억원)보다 11% 많은 7000억원을 올해 목표로 정하는 한편 신문 TV 라디오 잡지 등 4대 매체의 광고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광고전략본부를 신설했다. LG애드 측은 “월드컵이 임박한 5월경에는 전반적인 경기회복과 맞물려 광고물량이 집중될 것”이라며 “연말 대통령선거도 각종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부추긴다는 점에서 호재”라고 설명했다.

금강기획은 올해 5500억원의 광고물량을 취급해 10%선의 증가율을 유지하되 기존 광고주에 대한 서비스의 질을 높여 광고 수익성을 개선하는 데 주력하기로 했다.

최근 들어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높이고 있는 외국계 광고업체들도 공격 경영에 나서고 있다. TBWA코리아 최창희 부사장은 “국제 네트워크를 폭넓게 활용해 3000억원선의 취급액으로 업계 5위권에 오르고 외국계 독립광고 회사 중에서 1위를 지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원재기자 parkw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