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두천 방향에서 달려오던 11t 화물트럭이 빨간색으로 신호등이 바뀌었지만 미처 정차하지 못하고 정지선을 20여m나 넘어 교차로를 지나고 횡단보도 앞에서야 간신히 멈춰 섰다. 신호등이 바뀌는 것을 보고 주내역 쪽에서 내려오던 승용차와 충돌할 뻔한 아찔한 순간이었다.
트럭 운전사 박모씨(39)는 “신호등 아래가 정지선인 줄 알고 미처 브레이크를 밟지 않았는데 정지선이 신호등보다 훨씬 일찍 나타나는 바람에 큰 사고가 날 뻔했다”고 말했다.
2000년 한 해 동안 이 삼거리에서 31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했으며 부상한 사람도 30명이나 됐다.
▽너무 먼 정지선과 신호등〓서울∼의정부∼동두천∼연천으로 이어지는 3번 국도는 노폭이 좁고 포장상태가 나쁜 데다 통행량도 많아 사고위험이 높은 도로다. 특히 주내역삼거리의 동두천에서 의정부로 향하는 쪽은 앞 사례처럼 신호등과 정지선의 거리가 20여m나 돼 운전자가 신호등 위치에 정지하려다 훨씬 빨리 나타나는 정지선을 보고 급정차하는 바람에 추돌사고가 빈발하는 것. 2000년에 14건의 추돌사고가 났다.
또 U턴 대기 차로는 승용차 3, 4대가 겨우 서 있을 정도로 길이가 짧아 직진하던 차량이 대기차선으로 접어들기 위해 고속주행하다 급히 브레이크를 밟는 경우가 많아 뒤차량과의 사고위험도 높다. U턴 차로 시작 지점에 군 검문소가 자리잡고 있어 직진 운전자들의 시야를 가리는 것도 위험 요인의 하나.
▽사라진 중앙선〓의정부에서 동두천 방면의 정지선은 횡단보도 바로 앞에 설치되어 반대차선 정지선과는 약 20m의 거리가 떨어져 있다. 그 20m구간에는 중앙선이 그어져 있지 않다.
의정부에서 오던 차량 운전자들은 차선이 없다 보니 신호등에서부터 삼거리를 통과하기까지가 멀게 느껴지기 때문에 이곳에서 신호가 바뀔 경우 속도를 높여 통과하기보다 급정차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럴 경우는 뒤차량이 추돌할 위험이 높다. 간혹 가속을 해 통과하는 경우에는 U턴 차량과의 충돌 사고 위험이 기다린다.
▽개선 방안〓도로교통안전관리공단 경기지부 한만식 안전조사과장(46)은 “동두천 쪽 정지선을 의정부 쪽으로 끌어당겨 U턴 차로를 길게 만들고 사라진 중앙선을 잇는다면 사고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차선이 없는 20m구간에 선을 그으면 정지선과 신호등의 거리감이 사라진다는 것. 또 동두천 방면에서 오는 차량들의 U턴 차로를 그만큼 길게 그려줄 수 있게 돼 U턴 차로로 접어들기 위해 급제동하는 경우도 크게 줄어든다는 것.
한 과장은 “중앙선이 생기면 반대 차선인 의정부 방면에서 오는 차량들에게도 멀게 느껴졌던 삼거리가 보통의 횡단보도처럼 느껴져 급제동 급가속에 의한 사고를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사고를 줄이기 위해 엄청난 예산이나 고가의 시설물을 설치해야하는 것도 아니지만 해당 행정기관에서는 별다른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있다.
양주군청에서는 2001년 11월 주내검문소가 이곳으로 이전하면서 경광등과 ‘정지’ 표지판을 설치했을 뿐 별다른 조치는 취하지 않았다.
양주군 관계자는 “경찰로부터 안전시설물 설치 요청도 없고 군청의 자체 계획도 없다”고 말했다.
이동영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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