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가 지난달 31일 “무력과 협박이 미 외교정책의 전면에 떠올랐다”고 강도 높게 비판한 데 이어 워싱턴포스트는 북한을 포함시킨 것을, USA투데이는 이란과 북한을 이라크와 동등하게 취급한 것을 신랄히 비판했다.
워싱턴포스트의 칼럼니스트인 찰스 크러서머는 1일 자신의 칼럼에서 “북한은 마침 이슬람국가가 아니었다”면서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와 이란만 거명할 경우 이슬람만을 겨냥하고 있다는 비난을 우려, 북한을 끼워 넣었다”고 밝혔다. ‘인종 구색 맞추기’였다는 뜻이다.
그는 “북한은 너무 가난하고 고립돼 있어 발작적으로 도발하는 것 이상의 능력이 없는 국가”라면서 “북한을 거명한 것은 마치 공항에서 80세 수녀를 알몸 검색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USA투데이는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정권을 ‘악마’라고 표현한 데 대해 이의를 제기한 전문가들은 거의 없지만 여기에 북한과 이란을 싸잡아 넣은 것은 잘못이라고 일부 전문가들이 지적했다고 지난달 31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외교정책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부시 대통령이 북한과 이란, 이라크를 ‘악의 축’으로 명시함으로써 테러와의 전쟁을 대량파괴무기 개발국가로 확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전략국제문제센터(CSIS)의 군축전문가 토니 코즈먼은 부시 대통령의 발언이 “이란과의 관계를 훨씬 더 어렵게 만들고 클린턴 전 행정부가 열어놓은 대(對)북한 관계의 대안을 무력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또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의 군축전문가 리 페인스타인은 부시 대통령이 대량파괴무기 확산에 대한 ‘선제공격 독트린’을 수립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공격을 받을 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다는 점에는 동의하지만 이들 3개국은 매우 다른 나라들”이라고 말했다.
페인스타인씨는 “특히 북한은 이란 이라크와는 달리 핵확산금지조약에 서명한 점에서 다르다”고 말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홍은택기자 eunta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