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창간호를 낸 전면 칼라 만화잡지 ‘야후 매니아’(카툰프로젝트·사진)가 독특한 색채와 개성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신선하다, 창의적이다’는 호평에서 ‘역겹다’는 혹평까지 독자들의 반응은 다양하다. 만화출판사 대원씨아이의 장재용 단행본팀장은 “창의성과 다양성이라는 측면에서 분명 인정해야 하지만 잔뜩 위축된 국내 만화시장이 이 잡지 때문에 더 위축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많은 획수를 들여 연필로 그린 아이완의 작품 ‘어디에도 없는 환자’에서는 ‘세상의 모든 병을 담아야 할 운명의 사내는 새로운 질병을 담느라 죽음을 위한 짬을 낼 시간이 없다’는 메시지가 흑연 특유의 암울함 속에 배어난다. 판화기법을 쓴 스테판 블랑케의 ‘개 죽이는 사람’에서는 개의 가죽을 쓰고 개를 죽이는 사람과 사람의 가죽을 쓰고 사람을 죽이는 개의 엽기적인 ‘사랑’을 통해 ‘개고기 문화’와 ‘개고기 문화를 비판하는 문화’를 거친 시선으로 바라봤다. 이밖에 ‘아치와 씨팍’의 원작자 김재희씨, 엽기적인 캐릭터를 선보이는 이혜경씨 등의 독특한 작품이 164페이지 가득하다.
제호 ‘야후 매니아’는 인터넷 사용자들인 독자층을 겨냥해 인터넷 포털사이트 ‘야후’로부터 브랜드만 구입한 것. 발행인 이명호씨는 “인터넷으로 세계의 모든 정보를 볼 수 있는 20, 30대를 겨냥해 인터넷으로도 찾을 수 없는 작가들의 신선함을 제시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씨는 홍익대 회화과 78학번으로 한국광고대상을 세 차례 수상하는 등 광고쪽에서 잔뼈가 굵었다. ‘가장 비상업적인 것이 가장 상업적’이라는 광고업계의 정설이 만화쪽에서도 통할지 주목된다.
나성엽기자 cp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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