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전주 중부경찰서는 19일 자신이 근무하는 회사의 회장인 이씨를 납치, 폭행하고 2억3000만원을 뜯어낸 혐의(특수강도 등)로 한모씨(42·W건설 영업이사)를 검거했다. 경찰은 또 달아난 전주 타워파 부두목 강모씨(47) 등 4명을 같은 혐의로 수배했다.
경찰에 따르면 한씨는 타워파 조직폭력배 4명과 함께 지난달 31일 오후 9시경 이 회장의 승용차를 빼앗고 운전사를 납치한 뒤 전북대병원 영안실에서 문상하고 나오던 이 회장을 납치, 전남 장성 등지로 끌고 다니며 협박해 2억3000만원을 빼앗은 혐의다.
조사결과 한씨 등은 전주시장 출마에 뜻이 있는 이 회장이 납치 사실을 발설하지 못할 것으로 판단하고 납치했다가 돈을 주겠다는 약속을 받고 하루만인 1일 오후 풀어준 것으로 드러났다.
한씨 등은 이 회장을 풀어주면서 “경찰에 신고하거나 돈을 주지 않으면 가족들을 가만두지 않겠다” 고 협박하며 5억원을 요구, 이달 2일과 18일 이 회장이 운영하는 전주시내 새마을금고에 찾아가 두차례에 걸쳐 1억원과 1억3000만원을 받아냈다.
경찰은 이달 초 이회장이 자신이 다니는 교회에서 “괴한들에게 끌려가 죽을 뻔했다” 는 신앙 간증을 하자 이를 토대로 내사를 벌여왔으며 금전 요구 외에 정치적인 이해관계가 있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민선 전주시장을 지낸 이 회장은 전주에서 백화점과 호텔, 건설업체 등을 운영하는 재력가로 6월 전주시장 선거 출마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주=김광오기자 ko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