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돈과 아르바이트, 대학생은 과외-고교생은 '서빙' 선호

  • 입력 2002년 2월 19일 15시 44분


(애교 섞인 목소리로) “엄마, 오늘 친구들 만나는데 돈 좀….”

(기가 막힌 표정으로) “엄마, 겨우 5000원 주는 거야?”

(가시 돋친 말투로) “엄마는 도대체 요즘 커피 값이 얼마인 줄이나 아는 거야?”

오유경씨(22·여·용인대 멀티미디어학과 3년)가 받는 용돈은 월 30만원. ‘용돈 협상’에서 한 달 예상 지출목록과 함께 40만원을 요구했으나 협상 과정에서 밀려 10만원이 깎였다. 늘 빠듯해 주말에 돈 좀 타내려면 위와 같은 대사가 나온다.

오씨의 한 달 지출은 약 40만원. 휴대전화 요금 6만원, 책값 4만원선(교재비 제외), 교통비는 택시비 나가는 정도에 따라 3만∼7만원으로 유동적…. 구두, 화장품, 달마다 있는 ‘기념일’을 위한 남자친구 선물에 10만원쯤 든다. 친구 한 번 만나려면 영화(팝콘 음료수 포함) 1만원, 커피 4000원, 식사 7000원선 등 2만원이 나가므로 한 달에 4번만 잡아도 8만원. 나머지는 종강파티 회비, 후배들 밥값 등이다.

서영민씨(22·연세대 경제학과 2년)도 한 달 지출은 40만원선. 쇼핑은 거의 안하지만 역사기행 동아리 회장이라 여행갈 돈과 후배들에게 술 사는 돈이 만만치 않다. 최근에는 동아리에서 4박5일 정읍에 다녀오는데 8만5000원이 들었다.

방학 때는 아르바이트로 돈을 번다. 오씨는 PC통신의 구인코너를 통해 인터넷 동창회사이트 다모임에서 월 70만원을 받고 일한다. 기업 아르바이트 경력은 취업에 도움이 된다. 지난 여름의 중국 여행은 홈페이지를 2,3개 제작해서 번 90만원으로 다녀왔다.

가장 보수가 많은 아르바이트는 시간당 2만∼2만5000원선(월 30만∼40만원선)인 과외 지도. PC통신 천리안의 박선미 대리는 “그 외에 사무보조(서류 분류, 워드 작업, 홈페이지 관리 등)가 대학생 아르바이트로 인기고 서적 포장, 음식점 서빙 등 매장 업무도 있다”고 설명했다. 사무보조는 월 60만∼70만원선, 서적 포장은 하루 3만원선 등.

고등학생들의 월 지출은 보통 10만원 이하다. 포털사이트 프리챌에서 고교생 547명에게 설문조사한 결과 월평균 지출 5만원 이하가 265명, 5만∼10만원이 188명이었다.

휴대전화 요금 3만원을 제외하고 월 4만원가량 쓴다는 함호석군(서울 백암고 2년)은 “돈을 모아서 계절별로 2번씩은 친구들과 옷 사러 간다”고 말했다. 가리봉동 ‘마리오 아울렛’ 등 상설할인 매장에서 ‘메이커’ 제품을 사는 편. 나머지는 군것질과 CD음반 구입비 등. 휴대전화 요금은 부모님이 내주는데 주로 문자메시지 비용이다.

고교생 응답자의 반수가량인 253명이 아르바이트를 해봤다고 답했다. 패스트푸드점 등의 서빙에 137명, 전단지 돌리기에 44명이 응답했다. 그 외 신문배달, 방청 아르바이트, 홈페이지 제작 등이 있었다. 함군은 “피자집 등에서는 광고전단이나 스티커 돌릴 사람이 항상 필요해 아무 때나 가도 일감이 있다”며 “스티커 200장 돌리는 데 2000원씩”이라고 설명했다.

김승진 기자 saraf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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