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반의 여왕’을 가리는 여자 싱글 피겨스케이팅이 드디어 막을 올린다. 여자 싱글은 20일 규정종목을 연기하는 쇼트프로그램에 이어 22일 프리스케이팅으로 메달색깔을 가린다.
여자 피겨스케이팅은 아이스하키 결승전과 함께 동계올림픽 최고의 하이라이트. 22일 아이스센터에서 열리는 프리스케이팅은 벌써부터 입장권 1만5600석이 매진될 정도로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게다가 ‘판정 태풍’이 지나간 피겨스케이팅에서 이 종목은 미국과 러시아의 라이벌전 양상이라 더욱 흥미롭다.
미국이 내세우는 대표주자는 최근 5∼6년간 세계무대를 주름잡고 있는 중국계 미셸 콴(22). 세계선수권 4회 우승(96,98,2000,2001)과 전미선수권 6회 우승(96,98∼2002년)에 빛나는 콴은 이번 대회에서도 우승후보 1순위로 꼽히고 있다. 4년전 98나가노대회에선 쇼트프로그램에서 1위를 하고도 프리스케이팅에서 팀후배인 신예 타라 리핀스키(당시 15세)에 밀려 은메달에 머문 한을 갖고 있다.
지난해 10년간 자신을 지도한 프랭크 캐롤코치와 결별하는 아픔도 겪은 콴은 코치없이 나선 1월 전미선수권대회에서 완숙한 기량으로 정상에 올라 “역시 콴”이란 찬사를 받았다. 슈퍼스타인 그는 4년전과 달리 이번 대회에선 선수촌에 머물며 훈련에만 전념하고 있다.
콴의 상대로 러시아에선 이리나 슬러츠카야(23)와 마리아 부티스카야(30)를 내세운다.
4차례 유럽선수권을 제패한 슬러츠카야는 가장 화려한 기술을 구사한다는 ‘테크니션’. 세계선수권에서 세차례나 콴에 밀려 은메달에 머문 슬러츠카야는 ‘만년 2인자’의 설움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번 대회를 위해 ‘비장의 무기’를 준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나가노올림픽에서 4위를 차지한 마리아 부티스카야는 30세의 백전노장. 피겨스케이팅계에선 ‘환갑’이나 다름없는 나이지만 그는 올초 유럽선수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의 대결로 펼쳐질 피겨 여자 싱글에선 페어부문에서의 ‘판정시비’ 여파로 미국의 희망 미셸 콴이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솔트레이크시티〓김상수기자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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