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올림픽]불모지 스키점프 희망 싹틔웠다

  • 입력 2002년 2월 19일 17시 58분


한국 스키점프가 동계올림픽에서 8위를 차지한 것은 한국 동계스포츠의 일대 쾌거.

국내 등록 선수는 겨우 7명. 선수가 600여명에 달하는 일본과 1000명 가까운 등록선수를 보유하고 있는 유럽의 스키점프 강국에 비한다면 그야말로 한국팀이 이룬 성적은 기적과 같다.

더구나 다른 나라들은 모두 수백명중에서 엄선된 6명을 출전엔트리로 넣었으나 선수가 모자란 한국의 엔트리는 불과 4명. 만약 1명이라도 다쳤다면 4명이 뛰어야 하는 단체경기 참가도 불가능할 뻔 했다. 월드컵 개인 포인트도 최흥철(한국체대)이 얻은 1점이 전부로 한국은 단체에서 확보한 50점을 합해 총 51점의 월드컵 포인트로 겨우 올림픽에 참가할 수 있었다.

국내 스키점프의 역사는 11년밖에 되지 않는다. 91년 처음 스키점프가 도입됐으나 94년에야 비로소 해외전지훈련 등을 소화해 본격적으로 시작한 건 불과 6∼7년. 당시 해외에선 90m 훈련을 소화했으나 국내에선 경기장이 없어 15m짜리 임시훈련장에서 트레이닝을 하는 설움을 겪었다.

한국 스키점프가 제 모습을 갖추기 시작한 건 무주리조트에 점프대가 건설된 96년부터다. 스프링클러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여름엔 화상을 입기 일쑤였지만 선수들은 여기서 ‘K-120’과 ‘K-90’종목을 훈련하며 올림픽 참가의 꿈을 이어갔다. 이번대회 성적이 좋았던 것은 유타올림픽파크의 도약각도가 ‘K-120’은 10도, ‘K120’은 15도였고 착지각도도 38.5도의 경사로 무주점프대와 아주 흡사해 빨리 경기장에 적응할 수 있었기 때문.

유럽 선수들에 비해 스키점프의 중요한 요소인 신장도 열세인데다 훈련 여건도 어려운 상황속에서 8위에 오른 한국 선수들은 “저변확대가 이뤄져 풍족한 여건에서 운동하는 게 유일한 바램”이라고 입을 모았다.

솔트레이크시티〓김상수기자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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