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대화거부〓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담화에서 “미국이 우리 제도를 인정하려 하지 않으면서 침공의 구실만을 찾기 위해 제창하고 있는 그런 대화는 필요없다”며 “우리는 부시 패거리와는 상종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고 관영 중앙통신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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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한미정상회담에 대한 북한의 첫 공식 반응으로, 대미 비난강도가 높다는 점에서 북-미관계는 당분간 냉각기를 가질 것으로 보인다.
담화는 “부시 대통령은 우리 제도의 변경에 대해 운운하고 심지어 우리 최고수뇌부를 악랄하게 중상모독하는 망동까지 부렸다”며 “부시 대통령이 우리를 ‘악의 축’이라고 망발한 것은 그 어떤 무기 문제나 테러와의 연관성 문제가 아니라 본질상 우리 최고수뇌부와 우리 제도에 대한 체질적인 거부감에서 나온 것이라는 게 명백해졌다”고 주장했다.
이에 통일부 당국자는 “어느 정도 예상했던 반응”이라며 “북한은 북-미대화보다는 남북대화에 먼저 응해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북한 김일성방송대학은 21일 “‘북남 최고위급’에서부터 시작해서 각 정당사회단체들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적인 대화와 협상이 진행돼야 북남관계가 불신과 대결로부터 화해와 협력으로 전환될 수 있다”고 밝혔다고 관영 평양방송이 보도했다.
▽북-미 접촉〓미국은 이르면 다음주 중 미 국무부와 뉴욕주재 북한대표부 간 ‘뉴욕채널’을 통해 한미 정상회담 결과를 북측에 설명하고 조속히 대화에 나오도록 촉구할 것이라고 22일 정부 고위관계자가 밝혔다.
그는 미국이 잭 프리처드 국무부 대북교섭 담당대사를 대북특사로 평양에 파견할 가능성에 대해 “정부도, 미국도 현재로선 특사를 보낼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며 “다만 북측에서 반응이 온다면 프리처드 대사의 방북 카드는 여전히 유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프리처드 대사는 이날 최성홍(崔成泓) 외교통상부 장관을 예방해 북-미대화의 재개를 위해 미국이 적극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정부는 이날 정세현(丁世鉉) 통일부장관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를 열어 남북 및 북-미대화 재개방안을 논의했으나 북한이 곧바로 대화에 응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당분간 북측의 태도변화를 지켜보기로 입장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이철희기자 klimt@donga.com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