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기의 쓸모가 갈수록 늘고 있다. 3세대 휴대전화 서비스인 ‘CDMA2000 1x EV-DO’(이하 EV-DO·Evolution Data Optimized)가 나오면서 휴대전화기가 주머니 속에 휴대할 수 있는 초고속인터넷 단말기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
EV-DO는 기존 부호분할다중접속(CDMA)망을 업그레이드해 무선데이터 전송속도를 2.4Mbps 수준으로 높인 초고속 휴대전화 서비스. 올들어 SK텔레콤이 1월말 인천에서 처음으로 상용화했으며 KTF도 월드컵 개막에 맞춰 4월부터 상용화할 예정이다.
▽EV-DO는 어떤 것〓기존 ‘CDMA2000 1x’서비스를 업그레이드했다. 고속데이터 통신을 위해 음성통신망과 분리된 별도의 데이터통신망을 사용함으로써 기존 서비스(144Kbps)보다 16배 이상 빠른 2.4Mbps속도로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다.
기존의 휴대전화용 주파수를 쓰지만 전송속도가 앞으로 나올 2㎓ 주파수 대역 IMT-2000과 대등해 사실상의 동기식 IMT-2000이라는 평가도 받고 있다.
그러나 EV-DO는 이미 사용중인 주파수 자원을 활용하기 때문에 2㎓ IMT-2000과 달리 주파수 여력이 부족하다는 지적.
▽언제부터 쓸 수 있나〓SK텔레콤의 상용화에도 불구하고 인천지역 이외의 가입자들은 아직까지 EV-DO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 SK텔레콤은 이달 말까지 서울에서 상용 서비스를 선보인다.
SK텔레콤은 월드컵 개막 이전까지 월드컵 개최도시를 포함한 전국 26개 도시에서 이를 상용화할 계획이다. KTF는 다음달에 시범 서비스를 시작해 4월부터 전국 상용서비스를 시작하고, LG텔레콤도 상반기중 수도권과 광역시 등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지원할 예정이다.
영상수신이나 화상통화가 가능한 휴대전화 단말기는 4월경 나올 예정. 이 때까지는 노트북용 단말기를 이용한 인터넷 검색 수준의 서비스만 쓸 수 있다.
▽어떤 콘텐츠가 있나〓화상전화는 EV-DO서비스의 백미로 꼽힌다. 2㎓ IMT-2000에서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됐던 서비스가 EV-DO의 등장으로 1년 정도 앞당겨 선보이는 셈. 5월부터 나올 카메라가 달린 단말기를 이용하면 서로 얼굴을 보며 통화할 수 있다.
자신의 영상을 단말기 카메라로 찍어 다른 가입자에게 전송할 수도 있고, 직접 찍은 영상을 휴대전화기의 배경화면으로도 쓸 수 있다.
고속전송이 가능해짐에 따라 주문형비디오(VOD) 모바일TV 등 영상 서비스도 본격화할 전망.
SK텔레콤은 휴대전화기로 멀티미디어 방송을 시청할 수 있는 ‘네이트 에어’서비스를 이달 들어 시작했다. 9개 방송채널을 통해 매일 70여개의 프로그램을 음성 문자 영상 등으로 방송한다.
LG텔레콤은 모바일 방송인 ‘이지채널’을 운영하고 있으며 KTF는 본격적인 모바일방송 서비스를 위해 3개 지상파 방송사와 제휴했다.
이밖에 노트북이나 개인휴대단말기(PDA)를 EV-DO망에 연결하면 이동중에도 가정의 보급형 비대칭가입자회선(ADSL) 서비스보다 빠른 2.4Mbps 속도로 인터넷을 검색할 수 있다.
▽비용은 얼마나 드나〓SK텔레콤이 최근 선보인 EV-DO 방식 노트북용 단말기는 40만원대. 4월부터 나올 휴대전화 단말기도 50만원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
전송받는 데이터량에 따라 이용료를 내는 EV-DO 요금은 패킷(512KB)당 2.5원. MP3 노래 한 곡을 다운로드하는 데 4000∼5000원, 1분 분량의 영화를 볼 때 3000원 정도가 나오므로 다소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서비스 업체들은 휴대전화 단말기가 나오는 시점에 맞춰 저렴한 정액요금 상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김태한기자 free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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