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포커스]"ML서 성공하려면…"

  • 입력 2002년 2월 26일 12시 54분


미국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의 훈련 캠프에서 연습 중인 이승엽이 점차 안정을 되찾고 있다.

지난해까지 변화구에 약점을 보여온 이승엽은 약점을 극복하기위해 발을 땅에 붙여놓는 타격 자세로 바꾸며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외다리 타법을 버려야만 했다.

그래서인지 훈련 초반에는 새로운 자세로의 적응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에 그다지 좋은 타구를 선보이지는 못했다. 하지만 지난 25일 훈련에서는 130m짜리 홈런과 여러 개의 장타를 쳐내며 어느 정도의 단계에 도달한 모습을 보여준 것.

하지만 아직까지도 고민이 있는데 바로 전보다 느려진 배팅 스피드.

본래 자신이 갖고 있던 정상적인 배팅 스피드에 비해 떨어지고 있어 호쾌한 타격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 마음에 걸린다.

외다리 타법에서는 앞다리를 들었다가 타격시에 앞으로 내뻗으며 중심 이동을 해줌으로써 그만큼 스윙 속도가 빠를 수 있었지만 지금 발을 붙인 타격 자세에 적응이 덜 된 상태에서는 당연히 정상 속도가 나오기 힘들기 때문.

외다리 타법은 중심 이동을 통해 타구에 힘을 실어주는데 아주 용이한 자세였지만 공을 끝까지 보는데 방해를 하기 때문에 바깥쪽 변화구에 약점을 보이는 자세.

99년에 이승엽이 54개의 홈런을 쳐내며 국민타자라는 칭호를 얻었지만 이후 홈런 수가 10개 이상 줄어든 것도 상대 투수들이 외다리 타법의 약점을 계속 파고들었던 결과다.

물론 이승엽이 투수들이 수많은 견제에도 불구하고 홈런왕을 차지할 수 있었던 것은 타고난 유연성과 중심 이동 능력을 가지고 있어서였다. 힘으로만 따진다면 마해영, 양준혁, 심정수, 김재현 등 이승엽을 능가하는 선수들은 꽤 있는 편.

하지만 이승엽은 타격에 있어 가장 중요한 중심 이동이 이들보다 뛰어났기 때문에 기록을 세울 수 있었다.

그런데 새로운 타격 자세에서는 다리를 붙여 놓기 때문에 힘의 전달이 전보다 용이하지 않았고 스피드를 늘리기 위해 어깨와 팔에 힘이 들어가게 되었던 것.

이승엽의 장타는 힘보다는 정확한 타이밍에서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인 만큼 스윙 스피드가 느리면 타이밍을 맞춘다는 것은 어불성설인 셈.

이제 변화구에 대처하기 위해 자세를 바꾸었지만 잃어버린 베팅 스피드를 되찾기 위해서는 웨이트를 통해 근력을 키우는 방법 밖에는 없다.

보통 150km가 넘는 공 스피드와 구석을 찌르는 완벽한 제구력을 보유하고 있는 메이저리그 투수들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사항.

이승엽이 메이저리그 선수들과의 경쟁에서도 한국 최고의 홈런 타자의 자존심을 지켜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제공 : http://www.entersports.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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