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대통령은 이날 압둘라 왕세제에게 전화를 걸어 새 중동평화안을 제안한 데 대해 감사를 표시했다고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이 전했다.
플라이셔 대변인은 “평화에 대한 비전을 갖는 것은 중요하다”면서 그러나 “중동에 평화가 마침내 정착될 때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신중한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또 “부시 대통령은 평화협상에 앞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미첼 프로세스(Mitchell Process)’를 준수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미첼 프로세스는 조지 미첼 전 상원의원이 작성한 보고서를 지칭하는 것으로 의미심장한 평화협상을 벌이기 위해서는 휴전과 같은 신뢰구축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27일 “부시 행정부는 사우디의 평화안에 따른 협상을 진행할 경우 그동안 중동사태가 악화되고 있음에도 팔짱을 끼고 있다는 비난을 상쇄할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하비에르 솔라나 유럽연합(EU) 외교안보대표는 26일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와 만난 뒤 사우디의 제안에 대해 “샤론 총리가 ‘흥미로운 제안’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도 만났다면서 아라파트 수반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솔라나 대표는 27일(현지시간) 사우디를 방문, 압둘라 왕세제와 평화안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도 26일 이례적으로 중동문제에 대한 공개논의를 시작했다.
홍은택기자 eunta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