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저마다 독특한 독서법을 갖고 있다. ‘20대에 하지 않으면 안 될 50가지’의 저자 나카다니 아키히로는 형광펜을 들고 언더라인을 하고 귀퉁이를 접으면서 책을 읽는다. 그리고 표시가 된 페이지를 찢어내 다시 언더라인된 부분만 잘라 A4용지에 스크랩하는 식으로 20년간 책을 읽었다고 한다. 물론 모든 책을 그렇게 읽지는 않을 것이다. 실용서에 적합한 독서법이다. ‘지의 편집공학’의 저자 마츠오카 세이코도 책을 더럽히면서 읽는 ‘마킹독서법’을 권했다. ‘서재 결혼시키기’의 앤 패디먼은 독서뿐만 아니라 서가 정리에 꽤 심혈을 기울인 책 애호가다. 결혼생활 6년 동안 아이를 낳고 티셔츠를 바꿔 입거나 여차하면 상대의 양말을 가져다 신기도 했지만 막상 서로의 책을 뒤섞는 일 앞에서는 머뭇거렸다. 부부간에 서가를 정리하는 방식이 달랐기 때문. 어느 날 각자의 책을 한데 모아 역사, 심리, 자연, 여행 등 주제에 따라 정리하기로 합의했지만 문학작품을 연대순으로 할 것인지 저자순으로 할 것인지에서 의견이 엇갈렸다. 패디먼은 그때 처음 이혼을 생각했다고 고백한다.
좀더 서재의 발달사를 알고 싶다면 헨리 페트로스키의 ‘서가에 꽂힌 책’을 보면 된다.
독일 철학자 클라스 후이징이 쓴 소설 ‘책벌레’는 책에 대한 광적인 탐식 끝에 살인까지 저지른 괴테시대의 실존 인물 게오르크 티니우스 목사와 우연히 고서점에서 목사의 자서전을 입수한 현대판 책벌레 팔크 라인홀트(허구)의 이야기다. 두 책벌레의 삶을 통해 저자는 “우리에게 책이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며, 한 가지 충고도 한다. 침착하게,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읽어라. 최근 독서캠페인의 효과로 서점 매출이 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과 함께 ‘책에 대한 책들’이 독서애호가들을 즐겁게 한다.
주간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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