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마당]이강인/폐기물 재활용시스템 갖추자

  • 입력 2002년 3월 3일 18시 24분


지난 세기의 성장패러다임이 몰고 온 전 세계적인 산업화의 물결은 인류의 지속 가능한 발전에 치명적인 위협을 초래하고 있다. 자원고갈, 환경오염으로 인한 기후변화, 생물다양성의 상실, 산성비 그리고 오존층 파괴 등이 이제 인류의 발전에 중대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1990년대부터 세계 각국은 전지구적 환경 보전을 위해 온실가스를 규제하는 기후변화협약, 폐기물의 국가간 이동을 금지하는 바젤협약, 생태계 복원을 위한 생물의 다양성 협약 등 국제적인 환경규제를 본격화하고 있다. 그 결과 경제발전을 명목으로 환경을 희생시키지 않고 두 가지가 서로 조화를 이루며 공존하는 지속 가능한 개발이 등장하고 있다. ‘지속 가능한 개발’은 우리 세대가 누리고 있는 경제적, 생태학적인 번영을 다음 세대도 누릴 수 있도록 환경을 보존, 자원고갈의 위협을 받지 않으며 깨끗하고 건전한 환경을 지닌 자원순환형 사회를 후손들에게 물려주자는 것이다.

세계 인구는 2020년까지 현재보다 4분의 1 정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생태환경에 부정적인 요소가 큰 폐기물 발생도 급격하게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기존의 폐기물 처리는 매립 소각 해양투기 등을 통해 우리의 생활 환경으로부터 제거하거나 격리시키는 방식에 중점을 두어왔다. 이러한 방식은 환경오염과 유한성이라는 문제를 노출시키며, 유효자원을 순환 이용하는 재활용의 중요성을 환기시키고 있다.

특히 폐기물의 재자원화는 지속 가능한 발전의 좋은 예시가 될 수 있다. 폐플라스틱, 산업 및 생활폐수, 폐분진 등으로부터 산업원료를 재생산하면서 다른 쓰레기를 발생시키지 않는 제로에미션(zero emission·더 이상의 오염물질을 배출하지 않음)에 기반을 둔 청정기술개발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를 통해 님비(Nimby·Not in my back yard) 의식을 핌피(Pimfy·Ple-ase in my front yard)로 전환시켜 재활용에 대한 부정적인 요소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효율적인 재활용을 위해서는 생산자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 생산자는 제품의 제조과정을 가장 잘 알고 있으므로 ‘생산자책임 재활용’제도로 제품 설계 및 생산단계부터 친환경적 소재를 사용하고, 디자인과 포장법 등의 개선을 통해 폐기물 발생을 원천적으로 감소시키도록 의무화해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 생산자들은 판매망과 그 역루트를 통하여 폐기물을 효율적으로 회수하여 재활용할 수 있게 된다. 이와 같이 폐기물의 원천적인 발생억제(Reduce), 반복적인 재사용(Reuse), 에너지 저소비형 재활용(Recycle)으로 이어지는 3R와 함께 생산-유통-소비의 전 과정에 정책적인 관심을 통해 자원순환형 사회를 실현해야 한다.

우리가 맞고 있는 21세기는 결코 과거로부터의 단순한 연장선상에 있지 않다. 자연과 공존하며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루어 내는 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새로운 숙제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 완벽한 자원의 순환이용이 실현되는 새로운 사회 구축에 우리의 지혜와 힘을 모아야 한다.

이강인(산업폐기물재활용기술개발사업단장·공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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