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법학과 송상현(宋相現) 교수가 주인공. 송 교수는 지난달 13일 회갑을 맞아 제자와 후배 100여명이 마련한 축의금 3000여만원을 자신이 회장이나 이사로 있는 학회와 후원회 등 20여개 단체에 골고루 기부했다.
송 교수는 자신의 회갑을 기념해 제자들이 회갑기념 논문 봉정식을 마련하자 논문 출판과 저녁식사 비용 등 각종 경비를 자신이 대려고 했으나 제자들이 이를 미리 알고 축의금 형식으로 돈을 모은 것. 기념식에 참석하지 못한 일부 제자는 돈을 송금하기도 했다.
“이 돈으로 무얼 할까 곰곰이 생각하다 내가 일하는 단체들이 예산이 그리 넉넉지 않다는데 생각이 미쳤지요. 마침 지난달 말부터 이 단체들의 총회가 시작돼서 이들 단체에 기부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제가 창립한 단체들도 있어서 애정이 더 가기도 했고요.”
현재 송 교수는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 한국위원회 부회장과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 이사장, 아름다운재단 이사, 한국법학교수회 회장 등 20여개 단체에서 회장 또는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송 교수의 성금 기부 행렬은 지난달 25일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부터 시작돼 5일 현재 아름다운재단 하나만을 남기고 일단락됐다. 직접 성금을 전달하기도 했고 이사회 날짜가 겹치는 곳엔 온라인으로 송금하기도 했다.
송 교수는 “제자들의 성의를 보다 더 의미 있게 확산시킨 것 같아 홀가분하고, 받는 분들도 순수하게 받아들여주셔서 고맙다”고 말했다.
민동용기자 min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