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력을 바탕으로 제주 울산에서 선두권을 노리고 있는 한화갑(韓和甲) 상임고문측은 여론조사결과 각각 3위와 5위로 나타나자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 고문 캠프 내의 한 측근은 “도저히 믿기 어려운 수치”라며 “지역이나 지구당위원장에 따라 몰표가 나오는 경우도 많은데 여론조사가 이를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조사결과에 불신감을 표시했다. 한 고문 본인도 “여론조사가 틀릴 수 있다”고 말했다.
한 고문측은 또 특정후보 진영의 선거인단 동원 등 부정사례도 속출하고 있다며 현행 경선관리에 강한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한 고문 캠프 일각에서는 “보다 ‘큰 그림’을 그리기 위해 한 고문이 결단을 내릴 수도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큰 그림’이란 정계개편을 의미한다.
여론조사 결과 바닥권을 맴돌고 있는 김근태(金槿泰) 상임고문측도 초상집 분위기. 한 측근은 “2000년 전당대회 경선비용 공개가 악재로 작용하면서 지지표마저 돌아서고 있다”고 한숨을 쉬었다.
김 고문 캠프 관계자들 중에도 “김 고문이 실제 경선에서 어려운 상황에 봉착한다면 가능성 있는 개혁후보와의 단일화를 시도해야 하며, 그것이 김 고문을 명예롭게 하는 길이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제주 울산에서 선두 그룹과의 상당한 격차를 확인한 정동영(鄭東泳) 상임고문도 “여론조사 결과가 틀릴 수 있다”며 여전히 기대감을 감추지 않고 있으나, 정 고문의 강력한 후원세력인 ‘바른정치모임’ 멤버들은 개혁후보 단일화 문제를 다시 논의하기 시작했다.
단일화 논의가 본격화될 경우 이인제(李仁濟) 상임고문의 ‘대세론’은 적잖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단일화의 중심축은 개혁그룹 내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노무현(盧武鉉) 상임고문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노 고문은 자신을 중심으로 한 ‘반(反) 이인제 연합전선’의 성사를 희망하고 있지만, 본인이 나서 단일화를 추진하기는 어려운 상황. 이 때문에 개혁후보 단일화나 일부 후보의 경선 포기 움직임은 9일과 10일 제주 울산 경선이 끝나고 16일 광주 경선을 전후해 구체적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윤영찬기자 yyc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