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온라인 우표제' 공방 제2라운드

  • 입력 2002년 3월 6일 18시 54분


‘온라인 우표제’를 둘러싸고 인터넷 세상이 논란에 휩싸였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이 지난달 26일 등록되지 않은 인터넷주소(IP)에서 회원들에게 1000통 이상의 메일을 보낼 수 없도록 조치를 취했기 때문이다. 다음은 한 걸음 더 나아가 4월 중에는 등록된 IP라도 메일당 10원가량의 발송료를 받는 온라인 우표제를 강행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대량 메일을 통해 상업광고를 해오던 다른 인터넷 업체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레떼 인터파크 롯데닷컴 등 20여개 업체가 모인 ‘e메일 자유모임’은 ‘안티다음’ 사이트를 열고 e메일 변경 운동을 벌이면서 온라인 시위까지 불사하겠다고 맞서고 있다.

▽“상업성 메일도 부담된다”〓다음은 4일 현재 IP 등록을 한 업체가 1705개사 2308개 IP라고 밝혔다.

다음 홍보담당 이수진씨는 “당초 대량 메일을 보내는 업체가 1300∼1500개사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보다 훨씬 많아 놀랐다”며 “정보메일과 상업메일을 구분하는 기준과 요금 수준 등에 대해 IP 등록을 한 업체들과 잘 논의한 뒤 4월 중 본격적으로 온라인 우표제를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음이 논란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우표제를 강행하는 것은 막대한 비용 때문. 다음은 하루평균 5600만통의 e메일 가운데 대량 메일이 80%가 넘는 4500만통이나 된다고 밝히고 있다. 지난해 3월 초 40% 선이던 대량 메일의 비중이 이처럼 커지면서 지난해 서버 투자에만 290억원이 들어갔다고 다음 측은 설명했다.

따라서 대량 메일의 성격을 스팸, 상업성, 정보성 메일로 나눠 정보성 메일을 제외하고는 비용을 물리겠다는 것. 다음 측은 IP 등록을 실명으로 할 경우 스팸메일 업체들은 걸러지기 때문에 상업성 또는 정보성 메일 여부만 판단하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수진씨는 “온라인이라고 모든 것이 공짜는 아니다”라며 “누군가가 비용을 물어야 한다면 메일을 통해 마케팅을 하는 회사가 비용을 대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인터넷은 자유로워야 한다”〓e메일 자유모임은 ‘뒤통수를 맞았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온라인 우표제 논란이 불거진 뒤 “협의를 통해 해결하자”며 올해 초 e메일 환경개선추진협의체를 결성했기 때문.

e메일 자유모임 대표를 맡고 있는 김경익 레떼 사장은 “다음은 대량 메일도 스팸메일로 취급하고 있으며 특히 스팸메일을 없애겠다고 해놓고 스팸메일도 돈만 내면 배달하겠다는 발상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다음에 등록된 IP에서만 대량 메일을 발송하도록 허락한다는 것은 인터넷을 통한 커뮤니케이션에서 다음이 감시자 노릇을 하겠다는 뜻”이라며 “요금을 매기겠다는 뜻이 확고하면 메일 옮기기 운동을 벌이겠다”고 말했다.

인터넷 업체들이 이처럼 거세게 반발하는 것은 대부분 업체가 e메일 마케팅에 의존하고 있어 메일 1통에 10원 정도의 발송료를 내면 가뜩이나 취약한 경영에 치명적 타격을 받기 때문이다.

e메일 환경개선추진협의회는 13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 스팸메일 퇴치를 위한 법제도 개선방안 토론회를 열 예정이다.

하임숙기자 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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