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이승엽 “큰물에서 큰 경험”…ML도전 자신감

  • 입력 2002년 3월 8일 17시 35분


“메이저리거들이 뛰는 걸 직접 보면서 정말 많은 걸 느꼈다. 스윙 스피드나 파워가 예상했던 것보다도 훨씬 뛰어났고 경기에 나서는 태도가 항상 진지하고 여유로웠다.”

2주간 시카고 컵스의 초청선수로 미국 프로야구 시범경기에 참가한 이승엽(26·삼성·사진)은 값진 경험을 했다고 말했다.

7경기에 출전한 그의 성적은 11타수 3안타 5타점. 하지만 3안타가 홈런 2개에 2루타 1개로 모두 장타라 한국홈런왕으로서 자존심은 세운 셈이다. 그가 상대한 투수들이 빅리그의 수준급 투수들이 아니었다고는 해도 짧은 훈련기간을 감안하면 2경기 연속홈런을 날린 점은 인상적이었다.

이번 스프링캠프 참가로 이승엽이 얻은 성과는 자신감을 얻은 것과 새 타격폼에 적응이 순조롭다는 것. 이승엽은 “미국 야구가 해볼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르지 못할 나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자유계약선수로 풀리는 2년 후 도전해볼 만한 가능성을 발견했다는 얘기. 새 타격폼은 사실 메이저리그에 적응하기 위한 준비작업 중 하나. ‘외다리 타법’ 때는 몸쪽 변화구에 허점이 많았으나 타격시 오른쪽 발을 지면에 거의 붙이고 스윙하는 새 타격폼으로 이젠 노리지 않는 공이 들어와도 배팅 타이밍을 맞출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는 것.

그가 미국 무대 진출을 위해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는 포지션 변경. 1루는 메이저리그에서도 한 시즌에 30홈런 100타점 이상을 때려내는 슬러거들이 차지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그가 미국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상대적으로 경쟁이 덜 치열한 외야수로의 전업이 필요할 것이라는 중론이다. 이승엽은 9일 귀국해 팀훈련에 참가한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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