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룡-강삼재 의원 일문일답 "갈길은 이미 정해졌다"

  • 입력 2002년 3월 8일 18시 52분


한나라당 탈당 결심을 굳힌 것으로 알려진 김덕룡(金德龍) 의원과 부총재직을 사퇴한 강삼재(姜三載) 의원이 본격적인 독자 행보를 시작했다.

김 의원은 8일 여야 비주류 모임인 ‘화해와 전진을 위한’ 포럼의 민주당 김상현(金相賢) 전 의원과 만났다. 김 의원의 한 측근은 “김 의원이 현재 탈당 이후에 대해 생각 중”이라고 전했다.

강 의원은 이날 경남 마산에서 기자와 만나 “한나라당이 지금과 같은 독선과 자만을 계속한다면 심각한 사태가 초래될 것”이라고 이회창(李會昌) 총재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다음은 강 의원과의 문답 요지.

-‘이회창 대세론’의 실체가 없다고 했는데….

“한나라당은 여론조사의 신기루에 빠져 있다. 자칫 잘못하면 당이 순식간에 무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나라당의 가장 큰 문제는….

“한나라당은 자각증상을 못 느끼는 비대증 환자이다. 이 총재 측근들이 총재와 당을 경직시키고 있다.”

-‘박근혜(朴槿惠) 변수’를 어떻게 보나.

“대구 경북(TK) 사람들은 박 의원이 팽(烹)당한 것으로 생각한다. 반DJ 정서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이 총재를 지지해 온 TK 사람들이 혼란에 휩싸일 가능성이 있다. 박 의원을 팽당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TK 사람들은) 앞으로 박 의원을 지지하는 쪽으로 갈 수 있는 것 아니냐. 엄청난 파장이 일 것이다.”

-한나라당이 흔들릴까.

“민주당이 경선 과정에서 분열되면 한나라당도 흔들린다. 한나라당이 흔들리면 이 총재는 한번에 간다. 그는 우리처럼 동지애로 당원들을 끌어안고 온 사람이 아니다. 어려운 상황이 오면 언제든지 배신할 수 있는 사람들이 현재 이 총재 측근들이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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