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헤이라는 가난한 산골 청년이 화살에 맞은 두루미를 구해 준 날 밤, 아름다운 아가씨가 외롭게 사는 요헤이의 집 문을 두드린다. “저를 아내로 맞아 주세요.”
아름답고 조용한 아내는 겨울이라 일거리가 없어 요헤이가 돈을 벌어오지 못하자 베를 짜겠다고 말한다. 그러나 요헤이가 지켜야 할 약속이 있었다. “제가 베를 짜는 동안 절대로 들여다 보아서는 안돼요.”
사흘이 지난 후 몹시 초췌해진 요헤이의 아내는 고상하고 아름다운 베 한 필을 든 채 닫힌 방문을 열었다. 한 동안은 행복했던 두 사람. 그러나 또 쌀독이 비어왔다. “이번이 마지막이에요. ” 아내는 다시 들여다보지 말라고 당부하며 베를 짜기 시작했는데….
한국의 ‘나무꾼과 선녀’와 유사한 구조의 일본 전래 설화. 은혜를 갚으려는 마음과 약속을 지키지 않아 깨어진 인연에 대한 이야기다.
그림을 그린 아카바 수에키치(1910∼1990)는 ‘모모타로’ 등 일본 전래 설화를 일본적 향취가 물씬한 그림동화로 재창조해낸 일러스트레이터. 안데르센상 등을 수상했다.
이 책에서도 눈 쌓인 일본의 산골풍경, 늦은 밤 베짜는 아내 모습의 그림자를 여백이 많은 수묵화처럼 표현했다. 김난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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