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 사는 토니노의 외할아버지는 이상한 분입니다. 거위 알퐁지나를 등에 업고 다니시질 않나 마당에 심은 체리나무 펠리스의 꽃봉오리가 떨어진다고 밤새 나무 밑에서 불을 피우다가 꽁꽁 언 채 발견되질 않나…. 토니노는 외할아버지가 왜 그러시는 줄 압니다. 외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가슴에 커다란 가시가 박힌 것처럼 아프셨거든요.
어느날 시에서 도시계획을 한다며 할아버지의 집과 마당을 불도저로 밀어버리려 합니다.
몸이 쇠약해져서 도시의 토니노 집으로 오셨던 외할아버지는 “내 나무를 뺏어갈 수 없다”며 엉뚱하게도 공원의 나무 위로 올라가 신문에까지 나는 소동을 벌이셨죠. 결국 할아버지는 병원으로 가셔서 그곳에서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하지만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어요. 할아버지 대신 토니노가 체리나무 펠리스를 지켰거든요. 펠리스를 베러 철거반이 온 날 토니노는 나무 높은 곳에 올라가서 버텼답니다. 부랴부랴 달려온 시장에게 “펠리스를 괴롭히지 않겠다는 약속을 종이 위에 쓰라”고 했죠.
그로부터 2년 후 토니노의 집에는 새 가족사진들이 생겼습니다. 예전에 외할머니가 갓난 엄마를 안고 체리나무 아래서 사진을 찍었던 것처럼 이번에는 새로 태어난 토니노의 동생 코리나와 토니노가 멋지게 꽃을 피운 할아버지의 체리나무 아래서 활짝 웃었지요. 유혜자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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