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테헤란로 오피스텔 품귀

  • 입력 2002년 3월 12일 17시 14분


무역업을 하는 김기철씨(36)는 올해 초 서울 테헤란로 주변에 사무실을 구하려다 곤욕을 치렀다.

김씨가 얻으려는 사무실은 소형 업무용 오피스텔. 대형은 임대료가 비싸고 주거용 오피스텔은 사무실 분위기가 나지 않아서 싫었다.

하지만 계약을 하는 데만 한달 가량 걸렸다. 나와 있는 물건이 많지 않은데다 임대료가 작년 여름보다 10% 이상 올랐기 때문이다. 더구나 기존 세입자도 새 사무실을 구하지 못해 실제 입주는 2월 말에야 가능했다.

‘벤처 붐’이 휩쓸고 지나간 테헤란로 일대의 사무실 임대시장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 임대 수요가 눈에 띄게 늘었고 임대료도 상승 추세다.

인근 한양부동산 이명진 사장은 “1월 이후 사무실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며 “공급은 제한돼 있어 사무실을 구하는 데 적어도 보름은 잡아야 한다”고 전했다.

테헤란로 주변이 다시 북적대는 이유는 경기 회복이다. 경기가 풀리자 외부에서 강남으로 진입하려는 업체가 증가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하지만 과거와 달리 대형 사무실보다는 10∼20평형대 소형이, 벤처기업보다는 금융 무역 등 다양한 업체가, 주거용 오피스텔보다는 업무용이 인기를 끌고 있다.

포시즌컨설팅 정성진 본부장은 “2000년에만 해도 테헤란로변 빌딩이 벤처기업 간판으로 도배를 할 정도였지만 최근에는 벤처기업이 분당 등 외곽으로 빠져나간 대신 다양한 업체가 입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들이 무리한 투자를 삼가고 있어 사무실 규모도 예전보다 작아지고 있다.

이달 초 이곳에 사무실을 연 동일토건 김격수 실장은 “14∼24평형 규모에 보증금 1000만∼1500만원, 월세 100만∼150만원짜리에 수요가 몰려 있다”고 전했다. 이 조건을 만족시키는 사무실이 업무용 오피스텔이다.

소형 사무실 공급은 올 하반기에는 다소 여유가 생길 전망이다.

부동산 컨설팅업체인 해밀컨설팅에 따르면 작년에 서울에서 분양된 오피스텔은 1만5927실로 2000년(4311실)보다 270%나 늘었으며 이들은 연말부터 입주를 시작한다.

고기정기자 koh@donga.com

서울 오피스텔의 용도별 비율과 월세이율 (단위:%)
지역용도별비율월세이율
주거업무
테헤란로권20.879.221.6
잠실권50.050.018.0
신촌권70.030.015.0
여의도권30.070.018.0
동대문권60.040.018.0
자료:해밀컨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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