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병이나 후라이팬 마크가 색깔이 변하는 것은 ‘카멜레온 잉크’ 덕분이다. 어떤 물질은 온도에 따라 색깔이 달라지는데 이를 사용해 잉크를 만든 것이다. 팩시밀리도 사실 이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대부분의 물질은 온도가 변해도 색깔은 그대로다. 그러나 카멜레온 화합물은 온도에 따라 모양과 전자의 밀도가 달라진다. 이에 따라 흡수하는 빛의 파장이 달라지고, 우리 눈에 보이는 색깔도 변하는 것이다. 이들 중 우리가 원하는 온도에서 색깔이 변하는 것을 사용하면 된다.
맥주병 마크에 쓰이는 카멜레온 잉크는 2차대전 직후 독일의 바스프 사가 처음으로 개발했다. 이후 매우 작은 온도 변화에도 색깔이 변하거나 온도에 따라 색깔이 왔다갔다하는 물질들이 개발됐다.
이런 잉크를 사용한 카멜레온 옷도 있다. 카멜레온 옷은 추울 때는 검은 색이었다가 더울 때는 하얀 색으로 바뀌어 시원한 느낌을 준다. 온도에 따라 옷 색깔이 여러 번 변해 한 벌로도 여러 벌의 효과를 낼 수 있다.
아이들과 목욕탕에서 동화를 읽을 수 있도록 따뜻한 물에 넣으면 글자가 나타나는 비닐책, 열이 나면 색깔이 달라지는 온도계도 카멜레온 잉크를 이용한 것이다.발전기에도 카멜레온 마크가 있다. 발전기의 온도가 지나치게 높이 올라가면 마크의 색깔이 변한 뒤 온도가 내려와도 바뀌지 않는다. 이를 보고 과거의 문제를 점검할 수 있다.
김상연 동아사이언스기자 dre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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