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탄생 101주년을 맞은 함석헌(咸錫憲:1901∼1988)선생이 생전에 썼던 글을 모은 책이다.
함 선생은 사상가이면서 철학자, 고전 연구자, 사회 운동가로 20세기 한국사에 뚜렷한 발자취를 남겼다. 20권이 넘는 방대한 저서를 남겼지만 정작 자서전은 쓰지 않았다. 젊은 시절 선생의 저서 ‘뜻으로 본 한국역사’를 읽고 선생에 심취했다는 엮은이(전 성균관대교수)가 함 선생이 남긴 글 가운데 자전적 성격이 짙은 글만을 모아 펴냈다.
어린 시절에 겪은 일, 중고등학생 시절의 고민, 3·1운동이나 관동대지진의 무서운 경험같은 이야기들 뿐 아니라 신앙과 민족문제, 역사와 세계, 과학과 우주 등 온갖 문제에 대한 함 선생의 사상적 번뇌와 성장과정을 보여준다.
‘내가 맞은 8·15’ ‘무교회 신앙과 조선’ ‘나는 왜 씨ㅱ의 소리를 내나’ 등 함 선생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글과 ‘한국의 기독교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생각하는 백성이라야 산다’ ‘5·16을 어떻게 볼까’ ‘삼천만 앞에 울음으로 부르짖는다’ 등 발표 당시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던 글이 두루 포함돼 있다. 엮은이가 정성을 다해 붙인‘서론’과 각 장 앞 부분의 ‘해설’이 이해를 도와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