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터미널, 활주로, 관제탑 등 주요 시설은 벌써 완전한 모습을 갖추고 있었다. 개항을 앞두고 공사장 주변에 있을 법한 쓰고 남은 건축 자재도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주변 조경 공사도 끝나 화단의 꽃과 나무들이 우아한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여객터미널 내 작업도 거의 마무리 상태. 운항정보 게시판(FIDS)은 쉴새없이 항공기 편명과 게이트 정보를 표출했고 스피커에서는 출발 시간을 알리는 시험 방송이 나왔다. 커피숍과 식당도 공사가 끝나 당장이라도 손님을 맞을 태세.
▽어느 정도 규모인가〓97년 1월 착공해 3567억원이 투입된 양양공항은 다음달 2일 개항식을 갖고 3일부터 본격 운영에 들어간다. 전체 부지 면적은 74만평으로 인천, 김포, 제주공항에 이어 국내에서 네 번째.
길이 2500m, 폭 45m의 활주로에는 A300(220∼292석)급 중형 항공기가 연간 4만3000회 뜨고 내릴 수 있다. 주변에 높은 산이 없고 바다에서 불어오는 강한 바람 때문에 안개가 거의 끼지 않아 결항률이 현저히 낮을 것으로 보인다.
여객터미널은 연건평 7000평 규모로 연간 193만명의 승객을 처리할 수 있다.
▽운항 노선은〓국내선이 주 7회 운항된다. 대한항공이 주 5회(서울∼양양 3회, 부산∼양양 2회), 아시아나항공이 주 2회(서울∼양양). 국제선은 대한항공이 다음달 양양∼후쿠오카 구간에 전세기 1편을 시험 운항할 계획이다.
외국 항공사로는 중국 동방항공이 다음달 17일부터 상하이∼양양 구간에 주 2회 정도 전세기를 투입할 예정이다. 그러나 아직 운항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여서 당분간 ‘무늬만 국제공항’이 될 가능성이 높다.
배후지역 인구가 100만명에 못미처 당분간 전세기만 간헐적으로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대북 전진 항공기지?〓건설교통부는 양양공항과 북한의 함경남도 선덕공항을 연결하는 남북한 직항로 개설을 추진 중이다. 이는 97년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가 체결한 남북통행의정서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남북관계가 교착상태에 있고 양측간 최종 합의, 시설 점검 등 까다로운 절차가 남아있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강릉공항의 운명은?〓함대영(咸大榮) 건교부 항공국장은 17일 “양양공항이 개항하면 강릉공항에 민항 노선을 존속시킬 필요가 없다”고 노선 폐쇄 방침을 밝혔다.
함 국장은 “차로 40분 거리 밖에 떨어지지 않은 강릉공항과 양양공항을 동시에 운영하는 것은 국가적 낭비”라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도 비용 부담 때문에 강릉과 양양에 이중으로 항공기를 띄우지 않겠다는 공문을 보내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강릉 주민의 반발이 정치적으로 받아들여지면 인접한 곳에 2개의 공항이 운영되는 기형적 구조가 고착화할 가능성도 있다.
양양〓송진흡기자 jinh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