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김득구 ‘최후의 상대’ 맨시니 “이젠 악몽 벗어날듯”

  • 입력 2002년 3월 17일 23시 21분


레이 맨시니(왼쪽) 곽경택감독(가운데)
레이 맨시니(왼쪽) 곽경택감독(가운데)
고(故) 김득구 선수와의 혈전으로 국내에 잘 알려진 미국 프로복서 레이 맨시니가 최근 고인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 ‘챔피언’(연출 곽경택)의 미국 로스앤젤레스 촬영 현장을 방문했다.

맨시니는 1982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WBA 세계라이트급 챔피언 벨트를 놓고 한국에서 건너온 김득구와 타이틀전을 펼쳤다. 김득구는 이 경기의 14라운드에서 맨시니의 결정타를 맞고 쓰러져 4일간 뇌사상태에 빠졌다가 끝내 숨을 거뒀다.

맨시니는 “그날 이후 ‘살인 복서’로 불리며 한동안 고통의 시간을 보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김 선수역을 맡은 영화배우 유오성에게 “김득구는 유쾌하고 쇼맨십이 강했다”며 “지치거나 힘들어하는 모습은 어울리지 않으니 힘을 내라”고 말했다.

현재 영화제작자 겸 배우로 활동 중인 맨시니는 “김득구는 비록 나와의 경기를 끝으로 숨을 거뒀지만 ‘챔피언’이라는 영화를 통해 다시 태어나게 됐다”며 “이제는 그날의 악몽 같은 기억에서 조금은 벗어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현재 촬영 과정의 60%를 마친 ‘챔피언’은 6월말경 개봉된다.

김갑식기자 g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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