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부천시 소사구 괴안동 ㈜KT&C(Korea Technology & Communication)의 권혁섭(40) 사장은 5월17∼19일 영국 버밍햄에서 열리는 '2002 국제 보안 카메라 박람회' 참가 준비로 요즘 정신없이 바쁘다.
내로라하는 세계적 제품들과 자웅을 겨루는 장(場)이기에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
그렇다고 세계 70여개국 260여개 업체에서 밀려 드는 수출 주문을 소홀히 할 수도 없다.
이 때문에 10명의 연구원을 포함해 76명에 달하는 직원들은 '퇴근시간'이 없을 정도.
하지만 모두들 자신이 만든 제품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다는 생각에 표정은 밝기만 하고 권사장은 그런 직원들이 고맙기만 하다.
이 회사는 보안장비인 CCTV 카메라, 그 중에서도 초소형 카메라 전문 수출업체.
현재 이 회사가 생산하고 있는 보안용 카메라는 볼펜 모양의 초소형 카메라를 비롯해 100여개 400여종에 달한다.
권사장부터가 관련 기술의 특허 보유자일 정도로 탄탄한 기술력을 갖고 있다는 게 이 회사의 가장 큰 강점이다.
이런 기술력과 기존 시장의 틈새를 노린 다품종 생산 전략 덕분에 이 회사는 짧은 역사(1997년 설립)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000만달러(약130억원) 수출을 달성할 정도로 급성장했다.
특히 기술을 새로 개발해서라도 바이어의 까다로운 주문사항을 제품에 반영해 주기 때문에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더 유명하다.
지난해 9·11 테러사건 이후 미국과 영국의 유명 항공사에서 기내용 보안카메라 개발을 의뢰했을 정도로 기술력에 대한 신뢰는 대단하다.
그렇다고 아무 주문이나 덥썩 받아들이는 것은 아니다.
주문 내용이 실현 가능성이 적거나 거래조건이 맞지 않으면 망설임 없이 No . 철저한 제품 관리를 위한 회사의 기본 방침이다.
"꾸준한 기술개발이 성장의 원동력"이라는 이 회사 유재훈 이사는 "관련 기술을 개발하느라 창업 초기 1∼2년은 직원 대부분이 집에 제대로 들어가지 못했을 정도"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이 회사 연구팀이 모두 관련 분야 박사 학위를 가진 것도 아니다.
보안용 카메라와 관련한 전문 학과를 갖춘 대학이 없을 정도로 국내 인력층이 얇아 대학 졸업자를 채용해 2년여 동안 실무를 중심으로 자체 교육을 시켜왔다.
인력 개발에 대한 과감한 투자와 구성원들의 열의 덕분에 지금은 세계 어느 회사와 겨뤄도 기술력에서 만큼은 자신있다는 게 회사측 설명.
권사장은 "기업의 생명은 기술력"이라며 "21세기 지식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의 기술 인력을 양성할 수 있는 사회적 시설이 시급히 확충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승철기자 parkk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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