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때로는 나와 주변을 벗어나 좀 더 생각을 깊고 넓게 확장시켜보면 문득 나와 주변의 것들이 달리 보일 때가 있답니다. 어깨를 짓누르는 삶의 짐도 한 생각 돌리면 깃털처럼 가볍게 느껴지기도 하니까요. 한 마디로 풍요로워 진다고 할까요.
마치 비행기에서 내려다 보이는 성냥갑 같은 집과 개미같은 사람들을 보면서 ‘나도 저 중에 하나겠거니’하면서 느끼는 ‘가벼움’ 같은 것 말입니다. ‘절대’를 믿지 않았던 과학자들이 우주공간을 여행하고 돌아와 ‘신을 만났다’고 고백하는 경우가 있는 것도 보면 삶을 보다 크고 넓게 보는 것이 인간을 겸손하게 만드는 듯 합니다.
‘엘리건트 유니버스’라는 과학 책을 1면으로 고르면서 전문 물리학 서적이라 어렵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무거움을 가볍게 풀어 낸 저자의 탁월한 능력이 그런 주저를 지워냈습니다.
기초 자연과학이 홀대받는 이 시대는, 근본이 홀대되는 시대입니다. 그러니까 세상의 모든 것들이 이렇게 부유(浮游)하겠지만요.
바쁜 길, 잠시 멈춰서, 한 물리학자가 연주하는 우주 교향악을 들어 보시면서 우주속의 나를 생각하는 의식 전환의 실마리를 가지시기를 바랍니다. 6면에 소개된 ‘내 안에 있는 거인을 깨워라’의 저자가 강조하는 것도 의식의 전환이니까요.
허문명기자angel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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