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배철수-한기범, 부담없는 외모-털털한 성격 주가 쑥쑥

  • 입력 2002년 3월 24일 17시 42분


‘예쁘고 잘생긴’ 연예인이 범람하는 가운데 ‘막 생긴 외모와 솔직한 성격’에다 노장의 관록으로 무장한 배철수(49)와 한기범(39)이 잔잔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12년째 라디오 DJ로 활동하고 있는 배철수는 그동안 TV 고정 프로그램에는 거의 얼굴을 드러내지 않았다. MBC ‘포토에세이 사람’ SBS ‘패트롤 25시’ 등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의 내래이션으로 목소리만 내비친 정도.

그러나 최근 한 아이스크림 TV광고에서 백마 탄 ‘막 생긴’ 기사로 출연, 시청자들의 배꼽을 잡게 한데 이어 5일 첫 전파를 탄 SBS ‘트루 스토리’(화 오후 7시5분)에서 얼굴을 드러냈다. 이 프로그램에서 배철수는 시청자들이 보내온 사연을 재현한 화면을 보며 특유의 털털하고 무뚝뚝한 목소리로 소개하는 역할. 이 밖에도 각 방송사에서 내레이션을 해달라는 요구가 쇄도하고 있으며 감기약 CF도 찍는 등 최근 주가를 올리고 있다.

‘한기범의 키크는 교실’을 운영하는 한기범은 ‘선수자격’으로 퀴즈나 오락프로그램에 가끔 나왔다. 최근에는 커피 패스트푸드 등 네 개의 CF에 출연하면서 ‘특급’ 대우를 받기 시작, 18일부터는 SBS 시트콤 ‘레츠고’(월∼금 오후 6시35분)에서 고정 배역을 받았다.

이 시트콤에서 한기범은 어린이 영어학원 강사.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걸핏하면 삐치며 안영홍을 짝사랑하는 ‘소심한 꺽다리’다. 다들 ‘야쿠르트’를 나눠 먹는데 자기만 안 준다고 몇 시간씩 말도 안 하고 “선생님 키가 너무 커 목이 아프니 좀 앉아달라”는 아이들의 요구에 상처를 받는다.

제작진은 “배철수와 한기범의 과도할 정도로 솔직한 이미지가 꾸밈없고 믿음직한 캐릭터를 원하는 시청자의 요구에 맞아 떨어진다”고 입을 모았다.

시청자 최은진씨(29·서울 마포구 도화동)는 “배철수와 한기범을 보면 꼭 실 없고 무뚝뚝한 옆집 아저씨를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배철수와 한기범은 실제로 솔직 담백한 성격. 한기범은 “드라마에 출연해 보고 싶었으나 ‘저 많은 대사를 어떻게 외우나’싶어 엄두를 못 내왔는데, 이번에는 ‘대사가 적다’는 얘기를 듣고 선뜻 캐스팅에 응했다”고 말했다.

배철수는 “곧 있으면 쉰이지만 내 나름대로 연륜을 담은 연기를 시청자들이 좋게 봐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배철수는 그러나 ‘트루스토리’에 매주 나오지는 않을 예정. 그는 “자주 나올만한 얼굴도 아닌데, 그때 그때 상황 봐서 결정하겠다”고 껄껄 웃었다.

나성엽기자 cp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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