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단 이대로 둘것인가]수도권 공단 법인세 비상

이달 말까지 내야 하는 작년분 법인세 때문에 반월 시화 남동공단 등 수도권 주요 공단에 ‘세금비상’이 걸렸다.

24일 국세청과 세무전문가 등에 따르면 정부는 2000년말 세법을 개정, 종업원 100인 이상 인 수도권 제조업체 중(中)기업들에 주던 20% 특별세액감면 혜택을 없애 작년분 법인세 납부 때부터 적용토록 했다.

그러나 수도권 중기업들은 이 사실을 모르고 있다가 이달 말까지 작년분 법인세를 내기 위해 세무당국과 상담을 하면서 뒤늦게 알고 자금계획을 수정하느라 비상이 걸렸다.

남동공단에 있는 한 전자제품 제조업체의 경리담당 K차장은 “법인세를 2억6400만원으로 알고 자금을 집행해왔으나 특별세액감면 혜택이 없어져 6600만원을 추가로 마련하느라 혼났다”고 말했다.

문제는 세무사들조차 혼선을 빚을 정도로 조세특례제한법상의 중소기업 특별세액감면 조항이 복잡하다는 점. 한 코스닥등록업체는 세무사가 계산해준 세액만 믿고 주주총회에서 배당금과 상여금을 결정했으나 세금을 더 내야 한다는 사실을 최근 확인, 애를 태우고 있다.

한국세무사고시회 박상근(朴相根·세무사) 회장은 “조세특례제한법과 수도권정비계획법 등을 꼼꼼히 살피지 않으면 수도권 중기업의 세액공제혜택이 없어진 줄 모르기 십상”이라며 “많은 세무사들이 오해하고 있어 안내공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시화공단 입주업체의 한 사장은 “정부가 세법을 고칠 당시 수도권 이외지역 중소기업의 특별세액감면 비율을 20%에서 30%로 올린 데 홍보의 초점을 맞춰 세액이 줄어들 것으로 안 입주업체들도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의 수도권 과밀억제를 이유로 기업들을 지방으로 쫓아낼 생각이었다면 왜 이곳에 기업을 유치하려고 발벗고 나섰는지 모르겠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천광암기자 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