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허재는 요즘 뜻밖의 난관에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바로 김주성과의 호칭문제. 허재는 14살이나 어린 김주성과 첫 만남의 자리에서 자신을 ‘형’으로 불러 달라고 신신당부했다. 그러나 김주성의 입에서 나온 첫 마디는 ‘코치님’. 허재가 당장 불호령을 내리자 김주성은 아예 입을 다물었다. 최근 그나마 발전한 것이 ‘선생님’을 거쳐 ‘선배님’.
허재로서는 속이 탈 수 밖에 없다. 당장 내년 시즌부터 코트에서 함께 뛰기 위해서는 선배라도 밟고 서야 할 배짱이 있어야 한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기에 쉽게 마음을 열지 못하는 후배가 야속할 뿐이다.
허재가 호칭문제에 이처럼 민감한 것은 자신의 뼈아픈 추억때문. 중앙대 시절 국가대표에 선발돼 실업 선수들과 함께 태릉선수촌에 입촌했던 허재는 모 선수에게 ‘형’이라고 불렀다가 욕설과 함께 ‘아저씨’라고 부르라는 핀잔을 들었고 그 일로 그 선수와 거리감이 생긴뒤에는 함께 코트에 서도 패스를 일부러 안했던 기억이 있다.
김상호기자 hyangs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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