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통신감청 작년에도 21% 늘었다

전화와 인터넷 등 통신수단에 대한 수사기관의 감청이나 통신자료 열람 건수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수사기관의 감청 건수는 지난해 2884건으로 전년의 2380건보다 21.2% 늘었으며 통신자료 제공건수도 전년(16만485건)보다 무려 68.6% 증가한 27만584건이었다.

이는 25일 정보통신부가 공개한 ‘2001년 전기통신 감청 및 통신자료 제공 현황’에서 밝혀진 내용으로 통신 서비스 이용자들의 프라이버시가 갈수록 더 침해당하는 것으로 지적됐다.

유선전화 통화나 휴대전화 음성사서함 등에 대한 감청은 지난해 일반감청이 2815건, 긴급감청이 69건으로 전체로는 전년보다 504건 늘었다. 일반감청은 24.8% 증가한 반면 36시간 내에 감청을 하고 사후에 영장을 발부받는 긴급감청은 44.8% 줄었다.

정통부는 이에 대해 사이버범죄가 늘고 용의자들의 활동수법이 지능화하면서 영장 1건당 감청 건수가 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통신이용자의 신상명세나 통화시간, 전화번호 등 통신자료 제공은 지난해 협조요건이 강화돼 수사기관의 자료요청이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감청의 경우 유선전화 통화내용 녹취와 e메일 내용 열람이 2409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휴대전화의 음성사서함 및 문자메시지 녹취는 322건, 발·착신 전화번호 추적은 153건으로 각각 집계됐다. 기관별 감청 건수는 국정원 1398건, 경찰 1032건, 검찰 254건, 군 수사기관 200건 순이었다.

수사기관의 통신자료 요청은 통신일시와 상대방 전화번호 등 통신사실 확인이 58.1%였으며 가입자의 신상정보 확인은 41.9%를 차지했다.

정보통신부는 개정된 통신비밀보호법이 30일부터 시행돼 앞으로 수사기관은 감청 및 수사 종결 후 30일 안에 감청 사실을 본인에게 알려야 하고 감청 대상 범죄와 감청기간도 축소된다고 밝혔다.

김태한기자 freewil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