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자의 탈 쓰고 악마의 행동”…피해아동 어머니 편지

  • 입력 2002년 3월 26일 18시 01분


“그것은 최후의 배신이었습니다.”

15년간 가족과 친하게 지낸 뉴욕의 잭 케닝튼 신부가 자녀들을 성추행해온 사실을 뒤늦게 알게된 크리스틴 라이언스 홀츠워스 부인이 그 과정을 뉴욕포스트지 21일자에 편지형식으로 기고했다. 다음은 요지.

케닝튼 신부는 신사답고 재미있고 항상 겸손했다. 그는 우리 아파트에 자주 들러 식사를 함께 했다. 85년 이혼한 나를 위로해준다면서 그가 제안한 여행에 당시 13세인 딸 및 8세인 아들과 함께 따라나섰다. 신부는 아이들 방에서 책도 읽어주고 기도를 도와주었다. 아이들이 잠자는 것을 돕는다면서 아이들 등을 긁어주다가 온몸을 더듬고 성추행을 했다는 것을 몇 년 뒤 아들에게 듣고서야 알게됐다. 신부는 옷 벗기 포커게임을 하다가 셋이 모두 나체가 되면 딸에게 오럴 섹스를 요구했다.

딸은 부끄러워 아무에게도 이야기하지 않았고 정신적 충격이 심해져 하루종일 잠만 자거나 검은 옷만 입고 다니는 등 이상하게 굴었다. 딸은 자살을 기도했고 결국 16세 때 정신병원에 입원했다. 딸에게서 집이나 친구집 등에서 2년간 신부로부터 추행당한 사실을 들었고 아들로부터도 비슷한 이야기를 들었다.

두 아이는 치료를 받고 있으며 여전히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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