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 오리온스는 LG세이커스와의 4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가드 김승현(25)의 발목 부상이라는 뜻하지 않은 암초에 부닥쳤다. 김승현이 누구인가. 올 시즌 신인으로 입단해 유일하게 전 경기를 뛰었고 최다출전 기록까지 세우며 코트를 누빈 동양 정규리그 1위의 주역. 그런 김승현이 갑자기 쓰러지면서 동양의 불같은 상승세에는 찬바람이 몰아치는 듯 보였다.
하지만 김승현의 부상은 오히려 팀워크를 탄탄하게 다지는 계기로 작용했다. 자칫 4강에서 탈락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돌면서 정규리그 우승에 따른 자만심에서 벗어났고 다시 한번 해보자는 의욕을 보인 것.
또 동료들은 막내 김승현의 회복을 위해 노력을 기울였다. 김승현과 룸메이트인 팀내 최고참 김도명(31)은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며 얼음찜질을 해줬다. 밤새 응급조치를 받은 덕분에 부기도 금세 가라앉고 빨리 나을 수 있었다는 게 팀 닥터의 설명. 김승현의 정규리그 개인상 5관왕에 내심 자존심이 상했던 전희철과 김병철도 후배에게 “빨리 훌훌 털고 나오라”며 위로의 말을 건넸다. 김승현 역시 선배들의 도움에 더욱 힘을 냈다.
김승현의 부상으로 오히려 집중력이 강해진 동양으로서는 결국 ‘우리 모두의 승리’를 엮어냈다.
대구〓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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