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OECD대사 여직원에 연서 게시판 잘못올려 ‘흑심’ 들통

  • 입력 2002년 4월 10일 16시 47분


‘몽블랑은 오늘 정말 아름답소. 나이로비는 섭씨 28도에 번개까지 친다던데 괜찮은지. 내 메일을 기다리고 있을 당신을 생각하니 절로 힘이 나는구려. 이게 바로 상사병이 아닌가 싶소….’

일본 외무성 온라인 게시판에 때아닌 ‘진한’ 내용의 러브 e메일이 떠올랐다. 발신자는 프랑스 파리에 있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일본정부 대표부의 노보루 세이이치로(登誠一郞·60) 대사. 한때 미국에서 함께 일했고 현재 나이로비 소재 국제기구에서 일하는 30대 부하 여직원에게 지난달 27일 e메일 연서를 보낸다는 것이 컴퓨터 조작 실수로 외무성 내부 온라인 게시판에 올리게 된 것.

그는 스위스 방문 중 보낸 이 메일에서 ‘지난주 말부터 어제까지 수없이 e메일을 보냈소. 3부작을 보내는 데는 2시간이나 걸렸소.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모르겠군’이라며 줄곧 e메일로 연정을 전해 왔음을 밝혔다.

그의 메일은 외무성 게시판에 뜬 지 1시간 만에 외무성 직원들의 조회가 쇄도했으며 매스컴에서도 앞다퉈 보도하면서 공개됐다. 러브메일이 물의를 빚자 외무성은 9일 노보루 대사가 외무성의 신뢰를 떨어뜨렸다며 경고 처분을 내렸다.

노보루 대사는 1965년 외무성에 들어온 엘리트 외교관으로 전 방위청 간부의 딸과 결혼한 유부남. 상대역인 여직원은 신원이 밝혀지지 않았으나 주변인물들은 노보루 대사가 일방적으로 e메일 공세를 퍼부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도쿄〓이영이특파원 yes20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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