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을 울타리 밖에서 바라보면, 지금 일본의 교육에서 가장 큰 문제점은 역시 역사 교과서 문제일 것이다. 그러나 일본 안으로 한 발 들어가 보면 그보다 더 일본 사회의 주목을 끌고 있는 것은, 국립대학의 행정법인화와 2002년부터 실시되는 ‘신학습지도요령’이다. 특히 ‘신학습지도요령’은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크나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학습지도요령이란 원래 문부과학성이 공립학교에서 가르쳐야 할 교과의 내용과 지도 방법 등을 구체적으로 규정한 문서이다. 그런데 올 4월부터 그 내용이 대폭 바뀌었다. 주 5일 수업제, ‘여유 있는 교육’의 확대 등은 그 대표적인 예인데, 수업 시간을 줄이고, 학습 내용도 30% 줄이는 것 등을 주된 내용으로 하고 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수업 내용도 모든 학생들이 다같이 배울 수 있는 내용으로 채움으로써 수업을 따라갈 수 없는 학생들을 없애고, 누구나 완전히 이해할 수 있는 교육 환경을 만든다는 것이 신학습지도요령의 핵심이다. 수업 방법도 또한 개혁의 대상이다. 교사가 학생들을 일방적으로 가르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어디까지나 학생들이 수업의 주체가 되어야 하고 교사들은 ‘지도자’가 아닌 ‘지원자’의 역할에 그쳐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취지만을 본다면 누구든지 대단히 훌륭한 교육 방침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인 가리야 타케히코는 결코 그렇지 않다고 반박한다. 가리야는 교육이란 본디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세대간의 지식을 전수해 주는 것이 그 기본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신학습지도요령에서 제창되고 있는 ‘아이들 중심의 교육’은 이 같은 교육의 기본 바탕을 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지식보다는 체험을 중시하는 아이들 중심의 교육’이라는 환상을 하루빨리 버려야 한다고 가리야는 말한다.
저자 가리야에 따르면, 1980년대 중반 무렵부터 그저 ‘개혁’의 필요성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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