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이희문/성형수술=행복수술

  • 입력 2002년 4월 15일 18시 24분


최근 연예인들이 성형수술을 감추기 위해 무면허 시술자에게 시술받은 후 심각한 부작용을 겪었다는 보도가 있었다. 이런 무면허 시술은 부작용이 우려되는 것은 물론이고, 시술 후 부작용이 생겨도 책임질 사람이 없다. 특히 연예인들은 누구에게 알리지도 못하고 속으로만 앓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무면허 시술자들이 주로 사용하는 물질은 파라핀과 공업용 액체 실리콘으로 이를 피부에 주입한 후 얼마간은 좋은 모양으로 지낼 수 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조직과 반응해 피부가 썩고 얼굴이 달덩이처럼 붓게 된다.

특히 안전하고 질 좋은 수술을 받을 수 있는 성형 클리닉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연예인들이 의사 자격증조차 없는 무면허 시술자에게 시술을 받는다는 사실은 필자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성형 시술은 아무리 간단한 것이라도 시술 후 생길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한 충분한 전문적 지식이 있는 성형외과 전문의에게 받아야 한다.

최근에는 당당하게 성형수술을 받은 사실을 알리는 연예인들도 늘고 있지만 아직까지 많은 유명 연예인들은 자신이 성형수술을 받지 않았다고 증명해보려고 애쓰는 경우가 많다. 연예인들도 똑같은 사람들인데 성형수술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은 누구나 짐작할 수 있는 일이다. 특히 좋은 이미지를 브라운관에 비치기 위해 보통 사람들보다 성형수술이 더 필요할 것이다.

성형외과 의사는 수술받은 환자의 비밀을 지켜야 하는 의무가 있으며 성형외과의 진료 시스템도 수술받은 환자의 비밀을 지키는 방향으로 이루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연예인들은 공개적인 성형외과 방문을 꺼리는 경향이 있다. 성형수술이 원래 예쁘지 않은 얼굴을 예쁜 얼굴로 만드는 수술이라는 단순하고 구시대적인 개념으로 생각한다면, 성형수술을 받았다는 것을 감추고 싶은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실제 과거의 성형수술은 일부 특수 계층만이 비밀리에 받는 수술이었다. 그래서인지 최근 필자의 의원에 찾아온 모 연예인은 눈 확대술을 받기를 원하면서 아무도 방문하지 않는 시간대에만 수술과 치료를 받겠다고 고집해 수술 시간 배정과 수술 후 관리에 애를 먹은 적이 있었다.

그러나 성형수술은 과거의 부정적인 개념에서 이제 자신의 콤플렉스나 부자연스러운 부분을 자연스럽게 교정해 더 좋은 인상과 자신감을 찾는 개념으로 바뀌고 있다. 필자는 성형수술을 ‘자신의 외모 콤플렉스를 교정해 마음과 몸이 아름다워지는 행복 수술’이라고 정의하고 싶다. 이런 성형수술이라면 연예인들도 비밀을 지키기 위해 무면허 시술자를 찾는 불행한 일이 생기지 않을 것이다.

이희문 성형외과 원장 www.eyemagic.co.kr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