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중동사태는 클린턴 때문＂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잘못해 중동사태가 지금처럼 악화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가 15일 전했다.

부시 대통령은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향과 항상 반대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으며 그가 하지 않은 일만 하는 ´ABC(Anything but Clinton) 정책´을 추구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넥타이를 반드시 맨다든가, 할리우드 인사들과 어울리지 않는다든가, 회의 등에 제시간에 꼭 나타난다든가 하는 것은 클린턴 전 대통령을 의식해 그와는 다른 이미지를 보이기 위해서 하는 행동이라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부시 대통령은 특히 중동 문제는 클린턴 전 대통령이 조기에 중동사태에 개입해 일을 망가뜨려 놓는 바람에 지금처럼 유혈폭력사태가 심화했다고 보고 직접적인 개입을 자제해 왔다. 부시 행정부 인사들은 최근만 해도 두 차례에 걸쳐 클린턴 전 대통령이 중동의 폭력사태에 책임이 있다는 얘기를 했다.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 2월 달을 향해 총을 쏘는 것과 비유해 클린턴 행정부가 이스라엘이나 팔레스타인에 도저히 이룰 수 없는 일을 달성해 낼 수 있을 것처럼 얘기했기 때문에 그만큼 좌절감이 커져 중동사태는 결국 유혈사태로 확산됐다고 말했다.

지난 4일에는 부시 대통령이 직접 영국 ITV와의 인터뷰에서 ˝클린턴 전 대통령이 2000년 7월 캠프데이비드에 양측 지도자들을 모아놓고 평화협정을 이끌어내지 못했기 때문에 결국 팔레스타인측의 봉기가 일어났다˝고 말했다. 이 발언으로 비판이 일자 부시 대통령은 이틀 후 자신의 입장에서 후퇴했다.

<뉴욕=홍권희 특파원>koni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