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의원들은 “각종 게이트에 대통령의 세 아들이 어김없이 주인공으로 등장하고 있다”며 검찰의 즉각 소환조사를 촉구했고, 민주당 의원들은 이 전 총재의 빌라 매입과정을 둘러싼 새로운 의혹을 제기하며 맞불을 놓았다.
▽법사위〓한나라당 이주영(李柱榮) 의원은 김 대통령의 처남 이성호(李聖鎬)씨 소유로 알려진 미국 로스앤젤레스 호화빌라의 실제 주인이 김홍일 의원이라고 거듭 주장한 뒤 “홍업씨의 측근 김성환(金盛煥)씨와 가까운 S건설의 지난해 관급공사 시공실적이 804억원에 달한 것은 홍업씨와 무관치 않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김기춘(金淇春) 의원은 “김영삼(金泳三) 정권 때 아들 한 사람 때문에 대통령이 사과한 일이 있었는데, 현 정부에서는 세 아들이 문제가 된 만큼 대통령의 사과가 아니라 하야(下野)가 문제가 되는 상황이다”고 맹공했다.
민주당 조순형(趙舜衡) 의원은 “각종 비리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최규선(崔圭先)씨가 홍걸씨 관련 사건을 입막음하기 위해 경찰청 특수수사과를 동원했다는 의혹이 있다”며 “청와대가 검찰을 경유하지 않고 특수수사과에 특정사건 수사를 직접 지시하는 것은 위법이 아니냐”고 따졌다.
같은 당 송영길(宋永吉) 의원은 “신승남(愼承男) 전 검찰총장 때처럼 권력 내부의 의혹을 제대로 밝혀내지 못해 검찰의 명예를 실추시켜선 안 된다”며 “이번 만큼은 특검제 도입과 국정조사 시비가 나오기 전에 성역없는 수사를 해달라”고 촉구했다.
그는 “검찰이 권력 내부의 문제를 제대로 수사하지 못하니까 야당 관련 사건도 엄정하게 수사하지 못하고 있다”며 “국민의 세금을 빼돌린 이석희(李碩熙) 전 국세청 차장의 송환 문제는 어떻게 돼가고 있느냐”고 따지기도 했다.
한편 민주당 함승희(咸承熙) 의원은 “한나라당 이회창 전 총재가 살았던 종로구 가회동 K빌라는 이 전 총재의 부인 한인옥(韓仁玉) 여사가 전문건설업체인 S주택에 의뢰해 15억원에 직접 구입했다고 한다”며 “전 소유자의 자금을 역추적해보면 밝혀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함 의원은 또 “이 전 총재의 장남 정연(正淵)씨 부부가 미국으로 가 원정출산을 한 데 든 비용을 어떻게 마련했는지도 밝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이 전 총재 측은 “전혀 사실 무근이다. 오히려 한 여사가 S주택이 뭐하는 곳이냐고 되묻더라”며 “함 의원의 적절한 해명이 없을 경우 소송 등 법적대응도 불사하겠다”고 반박했다.
▼정무위
▽정무위〓한나라당 이성헌(李性憲) 의원은 “최규선씨와 관련있는 D사가 이근영(李瑾榮) 금융감독위원장이 산업은행 총재로 있을 때 산업은행에서 총 374억원의 대출을 받은 것은 특혜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D사와 계약한 당시 투자금융1실장 박모씨는 올해 3월 한 벤처기업에 36억5600만원을 투자해주고 6000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사람”이라면서 “산업은행 게이트까지 나올 판”이라고 추궁했다.
이 금감위원장은 “대출건은 보고를 받은 것 같다. 그러나 그 정도 액수는 총재가 결정하는 게 아니고 여신위원회에서 결정한다”고 답변했다.
▼통외통위
▽통외통위〓한나라당 김용갑(金容甲) 의원은 “통일부장관 재임시 국민여론을 무시한 일방적 대북정책을 추진하다 해임된 임동원(林東源) 특사가 북한과 협상할 자격이 있느냐”며 “이산가족 상봉도 정례화될 가능성이 없는 데다 대북 퍼주기를 위한 경협회담 일정에 합의한 것 외에는 진전된 성과가 없다”고 비난했다.
이에 민주당 김성호 의원은 “냉각된 남북관계의 진전을 이루는 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특사 파견은 시의적절했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김종하(金鍾河) 의원은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금강산사업 지원액이 군사목적에 전용됐다는 내용의 비망록을 우리 정부에 전달했다는데, 정부는 한반도 긴장조성사업을 지원한 것 아니냐”고 몰아붙였다.
민주당 임채정(林采正) 의원은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갈등을 피하기 위해 남북 국회회담과 여야 방북단 구성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김정훈 jng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