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신사참배는 월드컵 행사, 9월 중일(中日)수교 30주년 기념행사 등을 고려할 때 8월 패전일을 전후해 참배하는 것보다는 파장이 크지 않으리라는 치밀한 계산 하에 이뤄졌다고 한다. 그러나 고이즈미 총리는 그처럼 기회주의적인 처신을 계속하는 한 일본과 주변국간 관계의 심화 및 발전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잘 알려진 대로 야스쿠니신사는 태평양전쟁 때 A급 전범의 위패가 다수 안치돼 있는 일제 군국주의의 상징 같은 곳이다. 그렇기 때문에 총리의 신사참배는 주변국뿐만 아니라 일본 국내의 여러 양심세력들도 반대해온 것이다. 그러나 고이즈미 총리는 이처럼 논란이 많은 일을 취임 후 두 차례나 결행했다. 일본 지도부가 언제까지 이처럼 주변국을 무시하고 역사의 흐름에 반하는 행동을 계속할 것인지 안타깝다.
우리 정부는 이번에도 주한 일본대사를 불러 항의하는 수준에서 사태를 마무리지을 모양이다. 하지만 그런 소극적인 대응으로는 별다른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작년에도 우리 정부는 일본 역사교과서 왜곡, 총리의 8월 야스쿠니신사 참배, 어업분쟁 등 주요 현안에서 무기력한 대응으로 일관한 결과 이번 같은 일을 또 당하게 되지 않았는가.
이번에는 달라져야 한다. 월드컵이 목전에 왔다고 하나 이번 일은 월드컵과는 별개 사안으로 봐야 한다. 일본의 그릇된 태도를 근본적으로 바로잡기 위해서 정부는 중국과의 공조 강화를 비롯해 생각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해마다 반복되는 불쾌한 일을 이제는 더 겪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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