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리뷰]'화성의 유령들', 2176년 외계 유령과 인간의 대결

저예산 스릴러 영화의 효시 격인 ‘할로윈’(1977년)으로 마니아를 몰고 다니는 미국의 존 카펜터 감독의 신작 ‘화성의 유령들’은 호러(공포)에 SF를 버무린 영화.

2176년 자원 고갈로 지구가 황폐화되자 인간들은 우주로 눈을 돌려 화성을 식민지화한다. 하지만 화성의 밀폐됐던 광산에서 의문의 봉인이 풀리자 화성의 유령들이 쏟아져 나와 인간의 몸을 차지하고 지구 특수군과 한판 대결을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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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의 유령들’은 유령과 인간의 대결이라는 평범한 소재이나 곳곳에서 카펜터 감독 특유의 컬트적 색채가 엿보인다. 미국 뉴 멕시코주의 한 광산에 지은 7만평 규모의 세트는 4만ℓ의 페인트로 화성의 검붉은 이미지를 극대화시켰다.

하지만 카펜터는 전작인 ‘슬레이어’를 비롯해 ‘화성의 유령들’을 연출하면서 호러에서 SF로 급격하게 선회하는 동안 공포 심리 묘사의 날이 무뎌져가고 있다. ‘화성의 …’에서는 그 각이 한층 둔해졌다.

‘스폰’ ‘엔드 오브 데이즈’의 제작에 참여했던 특수 효과팀은 화성의 분위기는 살렸으나 유령의 이미지는 살리지는 못했다. 18세 이상 관람가. 26일 개봉.

이승헌기자 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