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다음달 중순으로 예정된 승화원(화장장)과 추모의 집(납골당), 장례식장 등 본 공사에 앞서 진입로 확장공사를 시작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24일 도로공사를 맡을 시공사를 선정하는 등 계획을 착착 진행시키고 있다.
이에 맞서 서초구와 ‘청계산지키기 시민운동본부’ 는 “기선을 제압당할 수 없다” 며 추모공원 부지 5만3000평에 6개의 초소를 설치하고 100여명의 주민을 동원, 스쿠터 감시조를 편성해 24시간 감시체제에 들어갔다.
감시조는 25일 공사현장에 토지측량을 하러 나간 직원들을 발견, 비상연락망을 통해 순식간에 400여명의 구민을 불러모은 뒤 이들을 몸싸움 끝에 돌려보냈다.
시민운동본부측은 도로공사 착공 당일에는 1만명을 모아 육탄 으로 저지할 계획이다. 대규모 경찰력이 투입돼 시위대를 해산시킬 것에 대비해 차량시위도 준비중이다. 2000여대의 차량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공사장 주변을 저속으로 준법운행, 공사차량 진입을 원천 봉쇄한다는 것.
정확한 착공일시를 놓고 양측이 벌이는 신경전도 치열하다. 현재까지 알려진 ‘D 데이’ 는 30일. 그러나 서울시가 공식발표한 적은 한 번도 없다.
서초구 관계자는 “시의 ‘기습착공’ 에 대비, 백방으로 공사일자와 시간을 알아보고 있지만 아직까지 베일에 싸여있다” 며 “감시조에는 고령의 주민들도 많아 긴장상태가 계속될 경우 건강이 염려된다” 고 말했다.
도로공사 주무부서인 서울시 ‘건설안전관리본부’ 측은 일절 함구하고 있는 상황. 본부 실무자들은 “주민들의 방해로 측량을 못하고 있어 착공이 다소 늦어질 수 있다” 면서도 “정확한 일시는 본부장도 모른다” 고 입을 모았다.
건설안전관리본부는 2004년 말까지 추모공원 주 진입로 375m 확장 및 승화원 전용도로 560m, 공원 접근로 420m 개설공사를 끝낼 계획이다.
<정경준기자>news91@donga.com